전세계적으로 K컬처에 대한 열풍이 불면서 올해 국내 패션, 뷰티 브랜드들은 해외 사업을 대폭 확대했다. 내수 시장은 소비 침체 및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부진했지만 패션 업체들은 대기업 브랜드부터 신진 브랜드까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패션업계 해외 영토 확장= 한섬(020000)은 올해 6월 프랑스 파리에 처음으로 시스템 단독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 데 이어 7월 현지 유명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 오스만 본점에 시스템의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시스템 파리는 오픈 5개월 만에 목표 매출 대비 130% 실적을 달성했다.
LF(093050)는 올 4월 중국 상해에 직진출을 위한 현지 법인을 설립해 던스트를 필두로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확보했다. LF는 내년 헤지스의 중동, 인도 시장 진출과 더불어 던스트, 마에스트로 등 주요 브랜드의 글로벌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F&F는 올해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중국 상하이 매장을 처음 오픈한 데 이어 이달 중순까지 창춘·하얼빈까지 5개 매장, 대만에 1개 매장을 오픈했다. 또 삼성물산(028260) 패션부문은 중국 럭셔리 백화점 REEL 상하이점 내 준지 단독 매장을 오픈했고, 신규 여성복 브랜드 앙개를 글로벌 선론칭했다
코오롱FnC는 일본 5대 종합상사 중 한 곳인 이토추상사와 손을 잡고 코오롱스포츠의 일본 진출을 성사시켰고, 지포어의 중국·일본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국내에서는 소비 심리 위축에 제조·유통 일원화(SPA) 브랜드들이 약진했다. 로고가 없는 ‘드뮤어룩’ 트렌드에다 고가의 명품 대신 그와 비슷한 대체품을 찾는 ‘듀프 소비’가 맞물린 덕분이다. 대표적 SPA 브랜드 탑텐은 올해 매출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스파오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25% 증가하며 올해 매출은 6000억 원대를 달성할 것으로 추정됐다. 무신사의 자체 브랜드(PB)인 무신사 스탠다드는 올 들어 17개 오프라인 매장의 방문객이 1000만 명을 훌쩍 넘겼다. 올해 오프라인에서만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탈중국 나선 K뷰티= K뷰티 기업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며 올해 1~11월 화장품 수출액은 잠정 93억 달러(약 13조원)로 집계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간으로는 1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수출에만 의존했던 국내 화장품 업계가 미국, 일본, 중동 등으로 수출선을 다변화한 전략이 효과를 봤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올 한 해 글로벌 리밸런싱을 적극 추진했다. 설화수와 라네즈를 내세워 북미 시장에 집중했고 지난해 인수했던 코스알엑스의 지분을 올해 완전히 편입하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LG생활건강(051900)은 글린트, VDL, 프레시안 등 다양한 브랜드 제품으로 일본 시장을 공략하며 올해 3분기 누적 일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했다.
내수 시장에서는 패션업계와 마찬가지로 ‘가성비’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들도 500~5000원대 가격의 다이소 전용 제품을 출시하며 완판 행렬을 보였다. 인디 브랜드를 발굴하고 유통하는 CJ올리브영은 가성비 상품 판매가 증가하며 올해 5조 원대 매출 달성을 목전에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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