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과학기술 발전은 단순히 한 세대의 노력으로 이뤄진 결과가 아니다. 이는 수많은 선구자들의 혁신적 도전과 헌신, 열정의 결실이다. 70여년 전 국민소득 100 달러도 못되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이 오늘날 선진국의 반열에 당당하게 오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과학기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과학기술 유공자를 지난 7년간 총 85명 지정한데 이어 최근 6명을 새로 선정하였다. 이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도약을 이끌며 척박했던 환경을 기름진 토양으로 바꾼 혁신의 씨앗과도 같은 존재다.
불소화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고(故)박달조 박달조 한국과학원(현 KAIST) 2대 원장은 프레온과 테플론 같은 혁신적인 불소화합물을 개발하며 정밀화학 산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의 비전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세계 일류의 공업 한국’을 향한 열망으로 가득차 있었다.
통계학의 개척자인 박성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현대 통계학을 국내에 도입하고 6시그마와 데이터과학의 학문적 체계를 확립했다. 그의 연구는 산업 전반에서 품질 관리와 생산성 향상에 혁신적 기여를 했다.
국가과학자인 이서구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는 포스포리파아제 C 동질효소 발견과 레독스 신호전달 연구를 통해 생명과학의 기초를 다지고 세포 신호 전달과 산화환원 생물학 분야를 개척하며 세계적인 연구성과를 창출했다.
유전공학과 바이오 산업의 선구자인 故최남석 LG화학기술원 전 원장은 크로노머 합성과 폴리에스터 필름 개발을 통해 국내 신약 및 첨단 소재 산업의 토대를 마련했다. 그는 약물 전달 신물질 합성, 폴리에스터 필름 제조 기술 개발 등에서 놀라운 성취를 거두며 한국 기업 연구소를 세계 수준으로 이끈 진취적 리더였다.
국방 과학기술의 개척자 故심문택 국방과학연구소 전 소장은 국산 미사일 개발과 방산 장비 표준화를 통해 국방 연구개발(R&D)의 기반을 다졌다. 기본 병기 국산화와 장거리 유도탄 개발 등으로 한국 방위산업의 도약을 이끌며 국방 과학기술 분야의 혁신을 주도했다.
정밀화학 산업의 개척자이자 과학기술 행정가인 채영복 (사)원정연구원 이사장은 생리활성 화합물의 합성법을 개발하여 관련 산업의 토대를 구축하였다. 과학기술인공제회 설립과 국가과학기술로드맵 추진 등으로 대한민국 과학기술 정책의 근간을 다졌다.
이들 6명의 과학기술유공자 추가 지정은 과학기술 발전에 평생을 헌신한 선구자들의 노고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그들의 업적을 후대에 전하는 중요한 사회적 가치를 담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기술패권주의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중심에 서 있다.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첨단 바이오 기술 등 새로운 과학기술이 우리의 일상과 미래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과학기술유공자 제도는 이러한 혁신을 이끌어갈 미래 과학기술 인재들에게 영감과 희망을 주는 귀중한 유산이다.
이들의 도전과 혁신은 앞으로 과학기술 발전을 선도할 젊은 과학자들에게 롤모델이자 등대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미래를 위해 우리는 이들의 업적을 기리고 그들이 일군 기름진 토양 위에서 새로운 혁신의 씨앗이 자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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