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480원대를 돌파하는 등 역대급 고환율이 이어지면서 가상자산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다. 국내 증시는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황에서 가상자산 시장은 비트코인이 1억4000만원선에 안착하는 등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의 24시간 거래대금은 약 20조2000억원이었다. 이날 코스피 거래대금이 6조4104억700만원이었던 것에 비해 크게 웃도는 수치다.
지난 11월 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일평균 거래대금은 14조9000억원이었다. 반면 같은 달 코스피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액은 9조9214억원에 불과했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11월 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가상자산 거래소 가입자 기준)는 1559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10월 말 1498만명을 기록한 것에 비해 한 달 새 약 60만명이 늘어난 수치다.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옮겨가는 이유로는 최근 고환율로 인한 국내 증시 부진을 꼽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동시에 거래되는 특성상 비트코인의 가격은 일반적으로 원화보다 달러에 연동세가 더 크다. 따라서 고환율의 영향을 국내 증시보다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특징이 있다.
이날 오후 1시 5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74.80원을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4.09포인트(1.40%) 하락한 2395.58을 나타내며 2400선마저 붕괴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는 2.45% 하락하는 등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은 최근 조정기를 끝내고 1억4000만원선에 안착한 모양새다. 국내와 해외의 가격 차이를 뜻하는 김치프리미엄도 1% 안팎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다.
고환율에 김치프리미엄까지 1% 미만을 나타내자 투자자들은 원화 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산가치 저평가 우려가 낮은 비트코인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강달러 원화 약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자 비트코인을 통화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 활용하는 투자자도 늘어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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