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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환하고 송치하고… 검경, ‘롯데리아 계엄 회동’ 멤버 수사 본격화

민간 무속인이 군인에게 명령

'롯데리아 회동' 노상원이 주축

1차 회동에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선관위 전산 서버실 확보하라 지시

2차 회동에 구삼회, 김용군, 방정환

'별동대'격 '수사2단' 구성정황 발견

'12·3 비상계엄' 기획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24일 오전 서울 은평구 서울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주축이 돼 경기도 안산시의 한 롯데리아에서 진행한 계엄모의, 일명 ‘롯데리아 회동’에 대한 수사기관들의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롯데리아 회동에서 민간인 신분인 노 전 사령관은 현역 군인들에게 구체적인 임무를 하달했으며, ‘별동대’ 역할을 할 ‘수사2단’의 구성 또한 논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28일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롯데리아 회동은 비상계엄 발령 전인 이달 1일과 3일에 각각 한 차례씩 진행됐다.

1일에 이뤄진 1차 롯데리아 회동에는 노 전 사령관과 문상호 정보사령관, 정성욱 정보사 대령, 김봉규 정보사 대령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민간인인 노 전 사령관은 현역 군인인 문 사령관과 김 대령, 정 대령에게 ‘부정선거’를 언급하며 계엄 선포 후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을 체포·감금하라는 임무를 내렸다. 검찰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의혹이 크다. 중앙선관위에 들어가야 한다. 너희가 선관위 전산 서버실로 가면 된다"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3일 계엄 선포 직전에 진행된 2차 롯데리아 회동에도 노 전 사령관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실무자’ 격인 구삼회 2기갑여단장(준장)과 방정환 국방부 전작권전환TF팀장(준장)이 있었다.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본부장 출신 김용군 전 대령 또한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노 전 사령관은 ‘수사2단’이라는 이름의 별도의 수사단 구성을 지시했다. 계엄이 발령되면 수사기능은 공식 조직인 합동수사본부 내 합동수사단이 맡아야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노 전 사령관이 보다 자유롭게 지시를 내릴 수 있는 ‘별동대’를 마련하려 한 것이다.

수사2단은 수사단 내 부를 3개로 나눠 각자 담당하는 형태로 구성원이 배치돼 있으며, 총 인원은 부대원 포함 6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인사 문건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인사 발령 작성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고, 군 관계자들이 인사 명단에 들어 있었다.



2차 롯데리아 회동에서 노 전 사령관은 “합동수사본부 수사단이 구성되는데 구 장군이 단장, 방 장군이 부단장을 맡으면 된다"며 계엄 선포 이후 김 전 장관에게 상황을 보고하라는 지시 또한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오전 경기 안산시 상록구 소재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차린 점집 앞에 제사 용품들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노 전 사령관은 현역 군인이 아닌 민간인 신분이다. 노 전 사령관은 2018년 육군 정보학교장으로 근무하다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보통군사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불명예 전역했다. 이후 경기 안산 자택에 점집을 차려 무속인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인이 계엄 상황에서 현역 군인에게 명령을 내리는 유례 없는 상황인 것이다.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은 잇따라 ‘버거 회동’ 멤버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선 1차와 2차 회동을 모두 주도한 노 전 사령관과 관련해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이달 24일 검찰에 노 전 사령관을 구속 송치했으며, 검찰은 노 전 사령관의 노트북 등 증거물 분석에 착수했다.

1차 버거회동 참석자는 문 전 사령관, 정 대령, 김 대령 등 총 4명이다. 국수본·공수처·국방부 조사본부(국조본)가 공동으로 구성한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문 전 사령관의 신병을 확보하고 사건을 국방부 검찰단에 이첩했다. 문 전 사령관은 공수처 조사에서 계엄 당시 선관위 직원 체포조를 운용했다고 시인했다. 공수처는 27일 정 대령을 소환조사했으며, 앞서 이달 26일 김 대령을 소환조사했다.

2차 버거회동 참석자는 구 여단장, 방 팀장, 김 전 대령 등 4명이다. 국수본은 이달 24일 구 여단장과 방 팀장을 피의자로 입건했으며, 성탄절인 이달 25일 구 여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방 팀장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할 방침이다. 국방부는 구 여단장과 방 팀장에 대해 이달 26일 직무정지 조처를 내렸다. 김 전 대령에 대해 국수본은 27일 내란실행, 직권남용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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