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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에 지친 개미…'주주환원' 은행주 베팅

'밸류업' KB금융 2687억 사들여

이달 개인투자자 순매수 1위에

하나·신한·우리금융도 집중 매입

삼성전자 5개월만에 2위로 밀려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1위를 차지했던 삼성전자(005930)가 이달에는 2위로 밀려났다. 이 기간 개인들의 삼성전자 순매수 규모는 수조 원에 달했는데 이달에는 약 2000억 원을 사들이는데 그치면서 규모 면에서도 확연하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들은 삼성전자 대신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대표 종목인 은행주를 주워 담았다. 한국 증시에서 국민주로 각광받던 삼성전자가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증권가에서도 목표 주가를 내리는 상황에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은행주로 눈을 돌린 결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들이 이달 27일까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KB금융(105560)으로 2687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2위에는 삼성전자(2197억 원)가 이름을 올렸다. 개인은 하나금융지주(086790)(1197억 원), 신한지주(055550)(737억 원), 우리금융지주(316140)(618억 원)도 이달 들어 집중적으로 매입했다.



KB금융이 개인들의 순매수 종목 1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삼성전자는 다섯 달 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삼성전자는 개인이 네 달 연속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었다. 개인들은 지난달 삼성전자를 3조 1743억 원을 사들였으며 앞서 10월에는 4조 2679억 원, 9월과 8월에도 각각 8조 871억 원, 3조 2343억 원어치를 쓸어담았다. 이달 순매수 규모 2197억 원은 9월 순매수 규모와 견주면 3%도 안되는 수준이다. 그만큼 삼성전자 인기가 하락했다는 의미다. 실제 삼성전자 주가는 12월 한 달 동안 5만 4000원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달 2일 기준 5만 4200원이던 주가는 27일 5만 3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기간 삼성전자의 주가는 0.92%가 빠지면서 지수 하락률(2.08%) 보다는 덜 내렸지만 향후 전망이 긍정적인 것도 아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8만 원에서 7만 원으로 12.5% 내렸고 NH투자증권(9만→7만 5000원), DB금융투자(9만→7만 9000원), iM증권(7만 2000→7만 1000원) 등도 삼성전자에 대한 눈높이를 낮췄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선단 공정의 기술 경쟁력 복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공급량 확대 및 6세대 HBM(HBM4) 시장 조기 진입,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가동률 회복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은행주는 낮아진 가격이 저가 매수의 유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주는 이달 들어 비상 계엄·탄핵 정국 여파로 밸류업 정책 모멘텀이 약해질 것으로 분석되며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실제 KRX 은행 지수도 이달 들어 8.16%나 빠졌다. 다만 시장에서는 대부분의 금융지주들이 밸류업 공시를 한 만큼 주주환원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당 1500원에 육박하는 원·달러 환율로 위험가중자산 증가율이 높아져 은행 자본비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주주환원 정책을 크게 좌우할 정도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자체가 정치적 성향이 강하지 않은 만큼 주주환원 강화라는 테마가 정권에 따라 크게 방향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은행주의 주주 환원 강화는 공시된 바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하락에 따른 시가배당률이 높아지면서 배당주에 대한 매력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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