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합동분향소에는 추모객들의 울음과 탄식이 교차했다.
중학교 3학년생들, 같이 졸업 사진 찍기로 했는데…
"같이 졸업사진을 찍기로 했는데…. 이제는 지키지 못할 약속이 됐네요."
30일 오후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는 여중생들의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 참사로 변을 당한 중학교 3학년 A양의 소꿉친구 5명은 친구를 먼저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흐느꼈다. 이들은 A양과 다른 반이지만, 같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죽마고우라고 했다. 두 달 후 열리는 졸업식에서 6명이 모여 단체 사진을 함께 찍자는 A양과의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돼 안타까워했다.
사고 당일 학교 교사로부터 친구의 허망한 죽음을 전해 들었고,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휴대전화 속 A양의 사진만 보며 마음을 진정했다.
A양의 친구 김모(16) 양은 "중학교도 같이 졸업하고, 졸업사진도 같이 찍기로 했다"며 "당연하게 생각했던 사소한 일상들이 한순간 무너져 내린 것만 같다"며 울먹였다.
최상목 대행, “더 안전한 나라 만들겠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분향소 방문에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고기동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이 함께했다. 최 대행은 조문록에 '안타깝게 돌아가신 179분을 기억하고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하겠습니다'고 적었다.
조문을 마친 최 권한대행은 무안국제공항으로 이동해 유가족 대표들과 비공개 면담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유족 측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진철 부산지방항공청장이 상주하며 현장을 챙기는데 감사의 뜻을 밝히면서 "DNA 확인이 조속히 이뤄지도록 하고 공항 1층에 분향소를 별도로 설치해달라"고 건의했다.
최 대행은 "어떤 애로사항이든 책임지고 도와드리겠다"며 "유족들 요청대로 조속한 인계가 이뤄지도록 하고 유족들과 소통을 더욱 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원식 “정말 참담한 마음”…이재명·권성동 등 분향
우원식 국회의장도 참사 희생자를 애도한 뒤 국가와 국회를 대표해 사과했다.
그는 "공항에서 뜻하지 않게 이런 사고가 있어 가지고 희생자 여러분들께 정말 참담한 마음이다. 이루 말할 수 없다"며 "희생자 여러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 여러분께 국회를 대표해서, 국가를 대표해서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족 여러분들의 아픔과 함께하고 이 장례절차를 유가족의 뜻에 따라서 잘 치르고 또 진상도 제대로 규명을 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회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분향 후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 속에 사고 수습과 진상규명, 피해보상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최선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 수습 TF(태스크포스) 위원장을 맡은 권영진 의원을 비롯해 몇몇 의원이 어제(29일)부터 현장에 상주하며 유가족과의 긴밀한 대화를 통해 부족한 점과 지원할 점에 대해 계속 확인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정부 당국자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분향소 현장을 찾았다. 이 대표를 비롯해 동행 민주당 의원 등 관계자 30여명은 왼쪽 가슴에 근조 리본을 달았다.
이 대표는 희생자 영전에 헌화한 뒤 소속 의원 등과 함께 묵념했고, 이어 자원봉사자들과 악수한 후 분향소를 나왔다.
그는 이날 오전 무안에 위치한 전남도당에서 주재한 현장 최고위원회의 및 항공사고 대책위 긴급 연석회의를 통해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고 수습"이라며 "당은 대책위를 중심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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