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알리바바와 e커머스 협업을 한다는 소식에 기대와 걱정이 반반이다. 걱정하는 이유는 양사가 신설하는 합작법인 아래 G마켓이 들어가는데 알리익스프레스와 도맷급으로 ‘C커머스’에 묶이기 때문이다. G마켓이 2006년 국내 인터넷몰 최초 나스닥에 상장해 이베이에 인수된 역사를 생각하면 미국·중국 자본을 모두 경험한 최초의 K커머스가 될 것이라는 풍자도 나온다.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상품을 보면 우려가 앞선다. 각종 안전성 검사에서 위험 물질이 나왔다는 결과가 수두룩하다. 유해성 때문이 아니라도 가격이 저렴해 처음 구매한 소비자들 중 배송을 받아보면 품질이 떨어져서 재구매를 꺼리는 경우가 대다수다. 상품 퀄리티 측면에서는 G마켓에 유리한 점이 없다.
관련기사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있다. 지난 7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알리익스프레스 모회사 알리바바닷컴이 국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해외 판매자에게 제공 했다며 과징금 20억원을 부과했다. 알리를 통한 구매 대다수가 중국 상품임을 고려하면 한국 소비자들의 정보가 중국 셀러에게 넘어간 것이다. 특히 신세계는 알리바바와 협업을 통해 G마켓 IT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밝혔는데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업그레이드 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넘어갈 수 있다는 불안을 잠재워야 한다.
G마켓이 C마켓이 안 되려면 신세계만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물론 신세계는 G마켓의 60만 셀러들이 알리바바의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세계 시장에 진출한다는 청사진을 내세웠다. 이를 실현하려면 셀러가 G마켓에 머무르게 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존재가 필수다. 이번 합작 덕분에 알리가 K셀러를 확보한다면 G마켓은 알리를 통한 200개국 판매가 확실해야 할 것이다.
일각의 전망대로 신세계가 알리바바에 G마켓을 매각하려는 목적일 수도 있다. 다만 이 역시 G마켓 경쟁력을 높여야 협상에서 유리하다. 와이즈랩·리테일·굿즈에 따르면 G마켓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월 583만명에서 11월 562만명으로 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34% 증가한 알리익스프레스 MAU는 11월 967만명에 달한다. 이미 주도권은 알리바바에 넘어갔을 지도 모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