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를 키운 것이 활주로 끝에 설치돼있던 둔덕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국토교통부가 재차 “해당 시설은 규정에 맞게 설치됐다”고 해명했다.
국토부는 31일 별도의 참고자료를 배포해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이 설치된 둔덕은 장애물 설치가 제한되는 ‘활주로 종단안전구역’ 밖에 설치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공장애물 관리 세부지침’ 23조 3항에 따르면 공항 부지에서 장애물로 간주되는 장비와 설치물은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하지만 해당 규정은 착륙대나 활주로 종단안전구역에만 적용된다는 설명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관련 국제 규정(Doc 9137-AN/898 part 6)도 동일한 내용으로 구성돼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항 ·비행장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에서 종단안전구역은 착륙대의 끝에서 최소 90m를 확보하되 240m를 권고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안공항의 종단안전구역이 충분한 면적을 확보하고 있고 문제가 된 둔덕 역시 종단안전 구역 밖에 위치한다는 내용이다. 무안공항의 종단안전구역은 착륙대의 끝에서 199m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포항경주공항(92m), 사천공항(122m, 177m)보다는 길고 울산공항(200m), 제주공항(240m)보다는 짧은 것이다.
국토부는 방위각 시설을 설치하는 지지 구조물의 높이나 재질에 대한 법규가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항행안전무선시설의 설치 및 기술기준’에는 방위각 시설의 주파수, 신호 세기만 규정하고 구조물의 높이나 재질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토부에 따르면 여러 공항에 무안공항에 설치된 것과 같은 형태의 방위각 시설이 설치돼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여수공항과 포항경주공항에도 성토와 콘크리트를 사용해 안테나의 높이를 올린 사례가 있다”며 “제주공항에서는 콘크리트와 H빔 철근을 활용해 높은 구조물을 설치했다”고 소개했다. 이외에도 미국의 LA공항, 스페인 테네리페 공항, 남아프리카공화국 킹팔로 공항에도 유사한 형태의 방위각 시설 구조물이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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