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9시 3분께 제주항공 7C2216편은 랜딩기어(비행기 바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안공항 활주로에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가 외벽과 충돌해 기체 대부분이 화염에 휩싸이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사고로 179명은 숨지고 2명이 다쳤다.
대형 참사의 원인중 하나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와 짧은 활주로가 지적됐고, 이러한 조건에도 국제공항의 자격을 갖게 된 것에 의문의 목소리가 나왔다.
무안공항 건설 논의는 1993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포공항을 출발해 목포공항에 도착 예정이었던 아시아나항공 OZ733편 여객기 추락 사고(63명 사망) 이후 국회 교육체육위원회 공항시설안전실태파악소위원회는 무안 신공항 건설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듬해 4월 김영삼 정권 교통부(현국토교통부)는 '전국 공항개발 중장기 기본계획'을 발표했고 이때 2000년까지 '호남권 신공항'(무안공항) 건설하겠다고 공식화했다.
무안에 지역구를 둔 한화갑 새천년민주당 대표(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의원)가 '신국제공항 공개토론회'에서 영종도 공항(현 인천공항) 설계에 활주로와 화물터미널 배치 등에 중대한 결함이 있다며 그 대안으로 무안신공항 등 권역별 거점공항 구상론을 띄우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2004년 '공항확충사업 추진실태 감사결과 발표'에서 "무안공항은 B/C값(비용 대비 편익) 산정 시 고려되지 않는 공항임대 수익까지 포함시켜 산정했다"며 개항과 착공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그럼에도 무안공항은 2007년 11월 개항했고 이후에는 30분 거리에 위치한 광주공항과 공멸 위기가 끊임없이 제기되자 결국 감사원은 2009년에 또 "광주공항과 무안공항을 통합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남도는 개항 당시 타 공항 대비 800~900m 가량 짧은 수준의 활주로 문제를 인식했고 개항과 동시에 활주로 연장을 요청해 왔으나 번번이 좌절됐다.
그러다가 2022년이 돼서야 현재 2조 7413억 원을 투입해 활주로를 2800m에서 3160m로 늘리는 공사를 진행하게 됐다. 내년이면 지금보다도 긴 활주로가 완공되는 상황이었다.
이용률도 매우 저조했다.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무안공항은 지난해 기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여객 회복률이 가장 낮은 공항이었다. 이용객이 적어 한때 '활주로 위에서 고추를 말린다'는 소리까지 들었다.
무안공항은 당초 연간 992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지난해 무안공항의 국제선 이용객은 25만명에 불과했다. 국내선만 운항하는 광주공항(205만명)의 12%, 여수공항(60만명)의 41% 수준이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국제선 정기 노선이 재취항해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 태국 등 5개 노선 운항이 시작됐고 이번 달 부터는 개항 이후 처음으로 데일리 국제선 운항을 도입했다.
이번에 사고가 난 태국 방콕 노선을 비롯해 일본 나가사키, 대만 타이베이,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 9개국 18개 국제선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전남 무안 국제공항은 정기 취항한지 한 달도 안 돼 대형 참사가 난 것이다.
결국 무안국제공항은 당초 1월 1일 오전까지 폐쇄하기로 한 결정을 1월 8일까지로 연장했으며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우선 일주일간 폐쇄 연장을 한 뒤에도 현장이 정리되고 로컬라이저 등이 재설치되기 전까지는 공항 이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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