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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적금 2년 이상 장기 가입 유리…대출금리 인하는 더딜 것”

■은행 PB센터·투자전략팀장 새해 전망

환율 '상고하저' 흐름 전망 속

시장금리 하락 당분간 이어져

고수익 투자처로 美주식 꼽아

포트폴리오 5~10% 金 편입을

올해 예금 금리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문가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예적금은 2년 이상 장기로 드는 것이 유리하다는 조언이다. 반면 대출금리는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따라 더딘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고수익을 위한 투자처로는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미국 주식이 가장 유망하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고공행진 중인 환율은 점차 안정돼 1300원대에 안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정치적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경우 연중 1500원대에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1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 PB센터 및 투자전략팀장들은 환율 변동성이 아직 높은 만큼 이달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송승영 하나은행 목동골드클럽 PB센터장은 “한은은 단기에 급등한 환율 부담과 도널드 트럼프 취임에 대한 시장 반응을 보고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며 “경기 침체로 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인하할 가능성도 있지만 환율 부담을 고려하면 2월에 금리 인하를 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총 3차례 금리 인하(상·하반기 각각 1·2회)를 할 것으로 전망하며 연말 기준금리는 2.25%까지도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첫 기준금리 인하 시점과 관계없이 연말까지 시장금리 하락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에 대한 가입 전략을 체계적으로 세워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예금 상품 가입을 염두하고 있는 고객은 장기 상품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송 센터장은 “기준금리 인하 예상에 따라 예금 금리 역시 2%대까지 하락할 것”이라며 “2년 이상 장기로 예적금을 가입하거나 5년 확정형 연금보험에 가입할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과 미국 모두 시차를 두고 금리 인하에 나설 명분을 찾고 있는 만큼 예금을 길게 묶는 것이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예금 금리와 달리 대출금리는 체감할 정도의 금리 인하 효과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계대출 증가세를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정부의 기조에 따라 은행권이 과도한 금리 경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형중 우리은행 WM솔루션부 WM솔루션지원팀장은 “국내 경기 악화에 따른 연체율 상승 및 환율 급등으로 금융권의 위험 관리 강화 필요성이 높아진 반면 대출 수요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이를 고려할 때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폭만큼 하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며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대출금리가 이어질 것을 예상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위험자산의 경우 대부분의 전문가가 미국 주식을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꼽았다. 이상은 신한 프리미어 PWM잠실센터 PB팀장은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 들어서면서 미국 우선주의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정책 혜택이 예상되는 업종으로의 미국 주식 투자는 지속해야 할 것”이라며 “인공지능(AI) 중심의 기술 혁신 시대가 도래한 만큼 미국 빅테크 AI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 전문가들은 포트폴리오의 5~10%가량을 금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이 팀장은 “지난해 금값이 많이 올랐지만 금리 인하 기대감보다는 각국 중앙은행의 매입에 따른 상승으로 보인다”며 “올해도 중국의 경기부양 등으로 여전히 금 수요는 탄탄해 금값의 완만한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 PB센터 부센터장은 “절세 측면에서 증권사에서 금 현물 계좌를 개설해 KRX에서 직접 거래되는 금 현물을 투자하는 방법을 추천한다”며 “금 시세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가므로 시점을 나눠 분산투자를 하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 계엄 사태 이후 급등한 원·달러 환율이 시간이 지나며 하향 안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직까지 정치적 혼란이 수습되지 않아 단기적으로 1500원대까지 오버슈팅(일시적 폭등) 현상을 나타낼 수는 있지만 변동성이 차차 줄며 1300원대 또는 1400원 근처로 회귀하는 상고하저(上高下低·상반기에 높고 하반기에 낮음)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2023년 말 1288.0원에 마감한 원·달러 환율은 2024년 12월 31일 야간장에서 종가 1472.3원을 기록하면서 1년 사이 184.3원(14.3%) 올랐다. 특히 12·3 계엄 사태 여파로 지난해 12월 한 달간 환율은 100원 가까이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고환율 추세가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계엄 사태의 책임자인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 권한대행이던 한덕수 국무총리가 연달아 탄핵 소추로 직무가 정지되면서 리더십 공백에 따른 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이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에 더해 국내 내수 경기 부진과 수출 피크아웃 등으로 원화 약세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문가들은 1분기 중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상반기를 지나면 이 같은 불안 요인이 해소되면서 환율이 다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부센터장은 “미국 경기가 그동안의 고금리 여파로 인해 하반기부터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고 국내 소비 및 투자도 하반기부터 회복세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환율은 연말로 갈수록 하락하는 ‘상고하저’로 전망한다”고 했다. 그는 올해 환율 하단을 1340원, 상단은 1450원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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