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를 비롯한 유럽·중동·중남미·호주 등 전 세계를 누비며 위상을 떨친 ‘K방산’이 위태롭다. 윤석열 정부는 K방산 수출 활성화를 주요 국정 성과로 내세웠으나 막상 지난해 방위산업 수출 규모는 당초 방위사업청이 목표로 했던 200억 달러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2024년 방산 수출액은 95억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2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이 방위사업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산 수출액은 2022년 173억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135억 달러, 지난해 95억 달러(잠정)로 2년 연속 감소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연초 2024년 방산 수출액 목표치를 200억 달러로 잡았다가 하반기에 150억 달러 수준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유 의원은 "70억 달러 규모의 폴란드 K2 전차 2차 계약이 지난해 체결되지 못해 전체 방산 수출액이 95억 달러 규모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2·3 계엄 사태 여파로 외교·통상 등 정부 기능 공백이 커진다는 우려 속에 K2 전차 수출 계약은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한 '빅4' 방산 업체 관계자는 "방산은 역시 기업과 정부 간 협상 또는 정부 간 협상을 해야 하는데 권력 공백기에 들어서면 우리가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 상대에게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별 방산 수출액은 이라크가 27억9000만 달러로 가장 컸고, 폴란드 16억4000만 달러, 루마니아 10억 달러, 페루 4억7000만 달러, 이라크 9000만 달러 등으로 집계됐다.
올해 방산 수출 예상액은 폴란드 K2 전차 70억 달러와 사우디 무기획득사업 10억 달러 등을 포함해 총 240억 달러 규모로 전망된다. 방사청은 지난해 방산 수출액을 현재 집계 중이며, 조만간 공식 수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방사청은 "작년 수출 규모는 최근 2년에 비해 부진한 실적이었으나, 협상연장 등의 사유로 올해 단순 이월되는 사업 규모를 볼 때 'K방산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사실이 아니다"며 "2027년 방산 4대 강국 달성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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