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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훈련 최적지"…베트남 가는 골프퀸들

작년 상금 톱10 중 6명 베트남行

리조트내 코스·연습·숙박 '한번에'

쾌적한 날씨…효율적 훈련도 가능

美, 명코스 많지만 이동중 시간 허비

염동훈골프아카데미 선수들이 지난해 베트남 겨울 훈련에서 벙커 샷 지도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염동훈골프아카데미




베트남 겨울 훈련에서 샷 연습을 하는 선수들. 사진 제공=염동훈골프아카데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들의 ‘한 해 농사’가 시작된다. 이번 시즌 성적을 좌우할 겨울 해외 훈련에 들어가는 것이다.

대부분이 이달을 시작으로 해외로 떠나 짧게는 2주, 길게는 두 달 동안 해외에서 합숙하며 훈련한다. 추운 국내보다는 따뜻한 해외에서 훈련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자신의 스윙 코치가 차린 캠프지에서 연습하게 되는데 올해 KLPGA 투어 톱랭커들로 붐빌 훈련지는 단연 베트남이다.

2024 시즌 KLPGA 투어 상금 순위 상위 10명 중 절반이 넘는 선수들이 올해 베트남으로 훈련을 떠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무대를 옮긴 윤이나를 제외하고 박현경부터 박지영, 황유민, 김수지, 마다솜, 배소현까지 6명이 베트남에서 훈련하고 이예원은 호주, 방신실은 뉴질랜드, 노승희는 태국에서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세계적인 명문 코스가 많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LPGA 투어 대회 참관이 쉬운 미국이 한때 인기였다면 올해는 베트남이 대세로 떠올랐다.



베트남의 인기는 ‘원스톱’으로 설명된다. 리조트 내에서 골프 코스와 드라이빙 레인지(연습장), 트레이닝 시설을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어서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보니 지도자들은 선수들의 훈련 일정을 유연하게 짤 수 있고 이동으로 허비하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 또 1월 평균 섭씨 20도 안팎의 쾌적한 날씨와 매 끼니 한국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미국은 코스와 숙소 등이 따로 떨어져 있어서 시설 간 이동으로 비교적 번거롭다. 또 아침저녁으로는 날씨가 쌀쌀해 훈련 시간이 짧다는 게 지도자들의 전언이다. 박지영·손예빈 등을 지도하고 있는 염동훈 코치는 “미국은 아침에 해가 늦게 뜨고 서리가 내려 골프장의 티오프 지연이 잦고 시설 간 이동으로 허비하는 시간이 많다”며 “반면 베트남은 리조트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미국보다 저렴한 비용도 베트남의 매력으로 알려져 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베트남은 3년 전과 비교해 약 50% 가까이 비용이 상승했고 현지 화폐인 동(VND)이 아닌 달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과 함께 인기 훈련지로 꼽히는 태국도 최근에는 달러를 받는 추세다. 박현경·배소현 등과 함께하는 이시우 코치는 “팀의 하루 체류비로 미국이 250달러가 든다면 베트남도 200달러에 육박한다. 베트남이 훨씬 싸서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동과 식사, 날씨가 베트남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다. 태국보다 덜 더운 지역도 많고 바다 근처의 바람 많은 환경 등 선택지가 다양하다”고 말했다.

물론 여전히 미국을 선호하는 지도자들도 있다. 한진선·이다연·조아연을 지도하는 조민준 코치는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 캠프를 차렸다. 조 코치는 “환율 등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있지만 미국만의 장점도 뚜렷하다”며 “동남아의 경우 다른 팀들과 함께 가는 사례가 많지만 미국에 가면 코스와 연습장을 단독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훨씬 더 효율적으로 훈련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미국 진출 도전이 줄어든 분위기도 해외 훈련 지도를 바꾼 요인이다. 과거에는 현지에 미리 적응하기 위해 미국으로 훈련을 떠나는 선수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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