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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30분 '관저 대치'…尹체포 불발

◆공수처, 영장집행 시도끝 철수

150명이 1·2차 저지선 뚫었지만

경호처·軍 등 200명에 가로 막혀

공수처 "재집행 어려워"…"권한대행에 협조요청"

경호처 "직원들 다쳐…법적 조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이대환 부장검사 등 수사관들이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대통령 관저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실패한 뒤 관저에서 철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3일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에 나섰지만 경호처의 강한 저항에 5시간 30분간 대치 끝에 물러섰다. 200여 명에 달하는 경호처 직원과 군인의 ‘벽’ 앞에 물러선 공수처는 영장 재집행에 사실상 ‘백기’를 들고 경호처 지휘감독자인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간접 도움을 요청했다. 경호처는 “공수처가 집행 과정에서 시설을 부수고 직원을 다치게 했다”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해 양측 간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수처는 이날 오후 “계속된 대치 상황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현장 인원들의 안전이 우려돼 오후 1시 30분께 집행을 중지했다”고 밝혔다.

공수처 체포조는 오전 6시께 정부과천청사를 출발해 오전 7시 14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에 도착했다. 공수처 수사관 30여 명과 경찰 120여 명은 1·2차 저지선을 뚫고 관저 건물 앞까지 가는 데는 성공했다. 체포조는 관저 200m 앞까지 접근했지만 군인과 경호처 직원 200여 명과 일부 크고 작은 몸싸움 끝에 더 이상 전진하지 못했다.



공수처는 같은 방법으로는 영장 집행을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공수처 관계자는 “현장 상황을 고려하면 경호처의 경호가 지속되는 한 영장집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최 권한대행에게 공수처가 체포 영장 집행에 응하도록 명령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했다.

경호처는 영장 집행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영장 집행 협조를 사실상 거부했다. 경호처는 “공수처와 경찰이 군사 기밀 시설을 시설장의 허가 없이 출입문을 부수고 심지어 근무자에 부상을 일으켜 매우 유감”이라며 “역대 정부에서 그랬듯 대통령에 대한 경호 임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공수처와 경찰 등으로 꾸려진 국가수사본부는 체포·수색영장 집행을 거부한 박종준 경호처장과 김성훈 차장을 특수공무 집행 방해 혐의로 입건하고 이달 4일까지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이날 공수처 검사들은 윤 대통령 변호인인 김홍일·윤갑근 변호사를 처음으로 관저 앞에서 만났다. 변호인들은 영장 집행을 해야 한다는 공수처 검사들에게 “수사권이 없는 기관이 청구한 영장을 불법적으로 발부한 상황에서 응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어 “조속한 시일 내에 선임계를 내고 이후 절차를 협의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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