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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갈등에 中침체 우려까지…원자재 시장 한치 앞이 안보인다

■가스·원유가격 연초부터 들썩

올 가격지수 5년來 최저 전망속

구리 등 상승·하락 예측 엇갈려

트럼프 관세·중동 분쟁 등 촉각

"변동성 가장 큰 해 될것" 분석도

金 상승…3000弗 돌파 가능성





중국의 경기 부양 기대감과 미중 무역 갈등 고조, 지정학적 긴장 등이 맞물리며 올해 국제 원자재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새해 들어서자마자 적극적인 경기 부양 의지를 드러내며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지만 주요 원자재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는 양상이다.

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시장은 2025년 원자재 시장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중국 경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을 공통으로 꼽는다. 로이터는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과 트럼프의 무역정책 및 에너지전환 정책의 불투명성이 원자재 시장의 주요 리스크”라며 “최근 몇 년 중 가장 변동성이 큰 해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경우 원자재 수입국의 구매력이 떨어져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신흥국들의 경우 자국 통화 약세로 인한 원자재 구매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원유 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하락’을 점치는 시각이 다소 우세하다. 세계은행은 최근 발표한 원자재 전망 보고서에서 2025년 종합 원자재가격지수가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봤다. 천연가스 가격은 치솟는 가운데 석유가격이 하락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2024년과 2025년 석유 수요가 증가하지만 이보다 더 큰 폭으로 공급이 늘어나 브렌트유 가격이 2023년 배럴당 83달러에서 2025년 73달러, 2026년 72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시 주석의 경기 부양 소식이 새해 원유 시장을 달구는 양상이다. 최대 원유 소비국인 중국이 경기 부양에 적극 나설 경우 원유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날 2% 가까운 국제유가 급등은 시 주석이 경기 부양 의지를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석유 수요는 2023년 하루 1억 230만 배럴에서 2024년 1억 300만 배럴, 2025년 1억 500만 배럴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다 중동 분쟁이 지금보다 악화하거나 북미의 석유 생산이 예상보다 저조할 경우 원유 가격은 오를 수 있다. 다만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인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 연합)가 2026년인 감산 완료 시점을 빨리 해제할 가능성, 중국의 전기차 전환 가속에 따른 석유 수요 제한 등이 가격 상승을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움직임은 경기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닥터 코퍼’, 구리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구리 선물은 지난해 5월 톤당 1만 달러를 돌파하며 2년래 최고치를 찍은 이후 중국의 디플레이션 우려에 줄곧 하락세를 이어왔으며 최근에는 톤당 9000달러 밑으로 내려왔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부양책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구리 값이 반등할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규모 무역장벽으로 상황이 반대로 전개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백악관 복귀를 준비하면서 중국에 광범위한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S&P글로벌은 “트럼프발 관세가 미국에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세계 성장을 둔화시켜 구리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철광석 역시 같은 이유로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이 공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귀금속의 경우 안전자산 선호 현상 덕에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금은 지정학적 긴장과 중앙은행들의 꾸준한 매입, 미국의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으로 지난해 트로이온스당 2800달러 선까지 오른 데 이어 올해는 3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 씨티그룹은 2025년도 금 시장 전망에서 금값 목표가를 온스당 3000달러로 제시하며 귀금속·원자재 가운데 투자 성과가 가장 유망한 자산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10월 온스당 35달러까지 오르며 기록을 경신한 은 역시 올해 40~50달러까지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수요 절반이 산업용인 데다 대부분이 중국에서 소비되고 있어 중국 경기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달러 강세를 지목하고 있다. 투자 서비스 업체 에스피앤젤은 “달러 강세는 국제 구매자들이 구리와 같은 달러화 표시 원자재를 구매하는 데 훨씬 많은 비용이 들게 한다”며 “달러 랠리가 기초 금속 가격을 압박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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