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의 철강 사업 회사 포스코가 올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첫 주자로 나선다. 수요예측 규모가 5000억 원에 달하는 데다가 최대 1억 원까지 증액 한도가 열려 있어 업계에서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는 6일 5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 종목은 2년물(1000억 원), 3년물(2500억 원), 5년물(1000억 원), 7년물(500억 원) 등 단기물부터 장기물까지 다양화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조 원까지 증액 한도를 열어뒀다. 발행 주관사단도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 등 대규모로 꾸렸다.
포스코는 최초 5000억 원까지 조달 자금을 모두 6468억 원어치의 채무를 상환하는 데 사용한다. 포스코는 당시 글로벌 본드로 발행된 해당 채권을 연 2.5%에 발행했는데 전 거래일 포스코 3년물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 채권의 고유 금리)가 연 2.985%임을 고려하면 금융 비용은 증가할 예정이다. 증액 발행 시에는 남은 1468억 원을 마저 상환하고 철광석·원료탄을 대형 저장소에 밀폐화하는 시설 투자에 자금을 사용할 계획이다.
금융투자 업계에서 포스코의 회사채 발행에 주목하는 건 이번 대규모 발행을 기점으로 포스코그룹이 올 회사채 발행을 다시 늘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장인화 그룹회장 취임 이후 그룹 사업 구조 개선, 고강도 원가 절감 추진 등 과정에서 회사채 발행 규모와 속도를 조절했다.
포스코그룹은 2022년과 2023년 각각 1조 7200억 원, 2조 4800억 원어치의 회사채를 찍으며 순발행(상환액보다 발행액이 더 많음)을 나타냈으나 지난해 발행액은 1조 3550억 원에 그쳐 순상환 전환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그룹 내에서 포스코이앤씨만 1550억 원어치를 공모로 조달했고 계열사 대부분은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을 현금 상환했다. 그룹 현금 보유량이 충분하고 금리 인하기에 막 접어든 상황에서 금융 비용을 무리하게 늘리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됐다. 그런데 회사채(신용등급 AA-급 3년물 기준) 금리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70bp(1bp=0.01%포인트) 이상 내렸고 올 포스코그룹 회사채 만기 물량도 1조 685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300억 원 많은 수준이라 올해부터는 포스코그룹의 공모 회사채 발행 물량이 상당폭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 회장도 신년사에서 “미래 신사업이 철강 및 2차전지 소재와 시너지를 이루며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 증권사 부채자본시장(DCM) 부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말 포스코퓨처엠(003670)이 6000억 원어치 신종자본증권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발행했다”며 “포스코그룹이 만기 물량 압박도 있고 신사업 투자 의지도 지속적인 만큼 올해에는 발행 시장을 꽤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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