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1953년과 1977년 생으로 뱀띠인 두 보험업계 최고경영자(CEO)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가 절체절명의 을사년 새해를 맞이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12월 사모펀드인 어피니티 컨소시엄과의 주주 간 분쟁 측에 대한 2차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 판정을 받았다. 판정에 따라 신 회장은 이달 중순까지 교보생명 주식의 새로운 공정시장가치(FMV)를 제시해야 한다.
어피니티는 2012년 교보생명 지분 24%를 주당 24만 5000원, 총 1조 2000억 원에 대우인터내셔널로부터 인수했다. 이때 2015년까지 교보생명이 상장하지 못하면 자신들의 지분을 신 의장에게 팔 수 있는 풋옵션이 포함된 주주 간 계약을 신 회장과 체결했다. 이후 IPO가 불발됐고 어피너티가 2018년 10월 주당 41만 원(총 2조 122억 원)에 주식을 사가라며 풋옵션을 행사하면서 분쟁이 시작됐다. 1차 ICC 중재 판정은 신 회장이 풋옵션에 응해야 하되 그 가격이 꼭 41만 원일 필요는 없다는 방향으로 나왔고 이번 2차 판정에 따라 신 회장은 30일 내에 새 FMV를 산정해야 한다.
신 회장 쪽은 새 FMV가 어피니티의 매입가인 24만 5000원에 수렴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그렇더라도 새로운 재무적투자자(FI)를 물색해 어피니티 지분을 사게 하거나 대출을 받아 자신이 어피니티 지분을 되사줘야 한다. 때문에 올해가 신 회장에게 가장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험업계는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달 메리츠화재가 지난달 MG손해보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 직급 또한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기쁨을 누렸다.
그러나 MG손해보험 노조의 강력 반발에 아직 실사에 착수하지 못하면서 새해 초부터 머리가 아픈 상황이다. 메리츠화재는 정확한 인수가 산정을 위해 MG손보의 자산과 부채, 보험부채, 보험계약 등을 살펴봐야 하지만 MG손보 측은 협조하지 않고 있다.
이번 매각은 고용승계 의무 없이 진행되는 탓에 노조의 저항이 대단히 강한 상황. 이런 상태로 시간이 흘러가면 부실 금융기관인 MG손보는 결국 청산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는 예상까지 나온다.
메리츠화재는 MG손보를 성공적으로 인수하면 회사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사조차 못하고 철수할 경우 MG손보 노조와 정치권으로부터 불필요한 오해와 공격만 사고 물러나는 셈이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MG손보는 여러 금융지주들이 인수를 제안받았으나 거절했다”면서 “때문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보다는 실사를 통한 기업 내용 정밀 평가가 더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주당이익 증가에 도움이 돼야만 MG손보 인수를 완주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