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기업의 수와 고용·매출 등이 2023년에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영업이익이나 설비투자는 감소해 질적 성장은 미흡했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중견기업 기본 통계’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중견기업 수는 전년보다 5.2% 증가한 5868개로 집계됐다. 중견기업에 근무한 종사자 수는 170만 4000명으로 전년 대비 11만 7000명(7.4%) 늘었다. 구체적으로는 제조업 분야에서 3만 7000명이 늘었고 비제조업 종사자가 7만 9000명 증가했다.
제조업 매출액이 2022년보다 7조 9000억 원 증가한 493조 8000억 원, 비제조업 매출액이 15조 1000억 원 증가한 490조 5000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체 중견기업의 2023년 매출액은 전년보다 22조 9000억 원(2.4%) 늘어난 984조 3000억 원을 기록했다. 자산도 2022년 1097조 원에서 2023년 1227조 원으로 130조 6000억 원(11.9%) 불어났다. 중견기업 수, 고용, 매출액, 자산 모두가 관련 통계가 공표된 2020년 이래 역대 최대치였다.
2023년 한 해 동안 중견기업이 외형적 성장을 이룬 모습이지만 질적 성장은 미흡했다. 2022년 58조 원이었던 영업이익이 2023년에 47조 5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조 5000억 원(18.1%)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이 끝난 뒤 영업이익이 큰 폭 증가했던 데 따른 기저 효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전체 중견기업 중 매출액이 1조 원 이상인 기업 비중도 2021년 2.1%에서 2022년 2.7%로 늘었다가 2023년에는 2.5%로 뒷걸음쳤다. 중견기업의 투자 금액도 전년 대비 7조 8000억 원(20.1%) 급감했다. 연구개발(R&D) 투자가 같은 기간 2.1% 증가한 9조 6000억 원을 기록했지만 설비투자가 2022년 29조 5000억 원에서 2023년 21조 5000억 원으로 쪼그라든 결과다.
한편 중견기업의 36.6%는 중견기업 지원 시 조세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금융 지원(34.3%)이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고, 이외 인력 지원(8.6%), 전문인력 확보(8.3%), 기술개발 지원(4.0%), 수출 지원(2.5%) 등 순이었다. 신산업 추진 지원에 있어서는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46.3%로 가장 많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2023년 중견기업의 질적 성장은 다소 미흡했던 것으로 평가된다”며 “금융, 세제, 수출, 인력, R&D 등 중견기업 맞춤형 지원 확대,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애로 및 규제 발굴, 개선 등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담은 중견기업 성장 촉진 기본 계획을 올해 상반기에 수립해 기업의 실질적 성장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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