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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美해군 MRO 성공 눈앞…HD현대重도 가세

◆불붙는 조선업 '먹거리 전쟁'

1분기내 군수지원함 정비 완료

상반기엔 7함대 급유함도 끝나

도크 여유 생긴 HD현대중공업

올 비전투함 분야부터 진출 예정


한화오션이 국내 최초의 미국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의 성공을 눈앞에 뒀다. 올해 10척 수준으로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에서 초석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특수선 분야 라이벌인 HD현대중공업도 채비를 마치고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MRO 사업에 뛰어든다.

지난해 10월 김동관(앞줄 오른쪽) 한화그룹 부회장과 스티븐 쾰러(〃 가운데)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이 거제사업장에서 정비 중인 '월리 쉬라'함 정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5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올해 1분기 내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윌리 쉬라’의 정비를 완료해 본국으로 인도한다. 4만 톤 규모의 이 함정은 현재 거제사업장에 입항해 정비 및 검사의 후반 단계에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8월 이 사업을 수주하며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함정 MRO 시장에 진출했다. 11월에 수주한 미국 해군 7함대 소속 급유함 ‘유콘’의 정기 수리 사업 역시 상반기 내로 모두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연이은 미 해군 MRO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독보적인 기술력과 체계적인 정비 인프라를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발판 삼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확대될 미국 함정 MRO 사업에서 선두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미국 해군의 MRO 발주는 2건에 그쳤지만 올해는 10척 안팎 물량을 추가로 발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해군 소속 수륙양륙함 32척 중 절반이 훈련과 작전 투입이 불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와 함께 지난해 잇따라 수주한 MRO 사업까지 성공적으로 끝나면 한화오션은 미 해군으로부터 확고한 신뢰를 얻게 될 것”이라며 “비전투함을 넘어 진입 장벽이 높은 전투함 MRO 시장 개척도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올해 미국 MRO 시장이 한 단계 성장 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특수선 도크 부족 문제로 지난해 사업에 참여하지 못했던 HD현대중공업도 적극적으로 수주에 뛰어들 계획이다. 회사는 최근 대형 함정들을 잇따라 건조하면서 도크 일정에 여유가 생겼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 미국 MRO 발주 일정, 수익성 등을 종합 분석하면서 사업 진입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올해 특수선사업부의 수주 목표도 전년 대비 50% 이상 늘린 15억 6700만 달러로 설정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미 해군 MRO 사업과 관련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비전투함 분야부터 상호 신뢰 관계를 구축한 후 수주를 단계별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함정 MRO 사업을 신조와 달리 꾸준한 수요가 뒷받침돼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성이 보장되는 ‘캐시카우’로 판단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진출했다.

두 회사는 전 세계 함정 MRO 시장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 업체 모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함정 MRO 시장 규모는 현재 약 85조 원인데 미국만 22조 원에 육박한다. 두 회사는 지난해 7월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하며 미국 MRO 사업 진출 준비를 마쳤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이례적으로 K해양방산에 힘을 실어주는 점도 양사가 미국 MRO 사업에 주력하는 배경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세계적인 한국의 군함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선박 수출뿐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서도 긴밀한 양국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이 조선산업의 쇠퇴로 현재 함정 건조 및 MRO를 수행할 수 있는 조선소가 부족한 상황에서 중국에는 함정을 수리하지는 않는 만큼 두 회사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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