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우려하며 목표가를 하향조정 하고 나섰다.
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기존 9만 5000원에서 8만 4000원으로 하향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D램, 낸드 모두 전방 산업 수요 부진으로 인해 당초 예상보다 가격 하락폭이 크게 나타났다”며 “비메모리 부문에서는 지난 분기에 이어 다시 한 번 비용이 반영되며 전분기 수준의 적자를 시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SK증권(8만 6000원→7만 7000원), DS투자증권(9만 3000원→7만 7000원), 상상인증권(8만 5000원→7만 7000원)이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일제히 하향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세트 수요 부진 및 계절 비수기 영향과 경쟁 강도 심화 등으로 스마트폰 및 디스플레이, 비메모리, 메모리 등 주요 사업부 전반적으로 감익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매출액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77조 9494억 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조 5536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 영업이익은 202.8%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점차 하향 조정되는 모습이다. 3개월 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2조 1958억 원이었으며 한 달 전엔 9조 7221억 원이었다.
실적 우려 요인은 메모리 가격 하락, 고대역폭메모리(HBM) 양산 지연 등이 꼽힌다. 특히 스마트폰과 PC 등 전자기기에 대한 수요 둔화하면서 레거시(범용) 메모리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여기에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중국 기업들의 저가 물량 공세까지 더해지고 있는 점도 악재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일반 D램 가격 가정을 기존 대비 하향했고, 주요 고객사로의 HBM 매출액 개시도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D램 가격 가정을 기존 대비 낮췄다”며 “낸드 역시 기존 가정보다 보수적인 가격으로 내리면서 연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메모리 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하지만 일반 D램 3사 모두 여전히 보수적인 공급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생산 증가폭은 제한적”이라며 “과거 사이클과 달리 가격 하락이 2개 분기 만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가 선반영을 고려하면 1분기 중 비중확대 기회가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칩 재고조정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고객사 재고가 감소하기 시작하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빠르게 일단락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자사주 매입까지 결정하는 ‘역사적 저점’이라는 것을 확인한 이상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콜이 작동할 것”이라며 “강력한 반등의 계기가 아직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나, 회사의 전략은 확실히 위기에 대응하는 자세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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