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5’ 첫 공식 행사인 ‘CES 언베일드’에서는 로보틱스와 인공지능(AI), 디지털헬스케어를 결합해 인간의 병환과 외로움을 달래주는 ‘감성 지능 로봇’이 대거 등장했다. 초연결 사회에서도 개인의 고독감이 해소되지 않는 사회문제를 기술로 풀어내는 것이다.
CES 2025의 공식 개막을 이틀 앞둔 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는 주요 혁신상 수상작을 한데 모아 미리 공개하는 언베일드 행사가 열렸다.
미국 스타트업 톰봇은 실제 강아지와 같은 모습의 반려동물 로봇 ‘제니’를 선보였다. 제니는 이질감이 느껴지는 기존 로봇과 달리 잘 만들어진 강아지 인형을 떠올리게 한다. 12개월 된 실제 강아지와 같은 소리를 내고 음성 인식이 가능하며 상호 교감이 가능한 센서를 탑재했다.
제니는 단순히 애완견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아니다. 반려동물이 주는 따뜻함이 필요하지만 치매·파킨슨병이나 심각한 우울증 등으로 살아있는 동물을 키우기 벅찬 이들에게 실제와 같은 대안을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톰봇의 창업자 톰 스티븐스 대표는 치매 환자였던 자신의 어머니를 위해 제니 개발에 나섰다고 한다.
프랑스 스타트업인 ‘인챈티드툴’의 반인반수형 로봇 ‘미로카이(Mirokai)’ 또한 유사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애니메이션 캐릭터처럼 뾰족한 귀가 달린 얼굴로 이질감을 줄였고 구 형태 다리로 이동하며 로봇팔이 사람의 일을 돕는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위한 간병은 물론 AI 대화로 고독한 이들의 외로움을 달래줄 수 있다는 평가다.
누군가는 반려동물보다 야생동물에게서 위안을 얻고는 한다. 미국 스타트업 ‘버드버디’는 야생 조류를 위한 새장에 스마트 카메라를 장착한 제품이다. 마당이나 나무에 새장을 걸어 놓으면 모이를 먹으러 온 새를 관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AI로 어떤 종인지 분석해주고 자주 찾아오는 새를 분류해 이름을 지어줄 수도 있다. 이름을 지어준 새가 찾아올 때면 알림을 주고 야생 고양이 같은 ‘천적’이 화면에 비친다면 경고도 날려준다.
디지털헬스케어가 그 어느 때보다 주목 받은 CES 2025 트렌드를 반영하듯 반려동물을 위한 헬스케어 기술들도 떠올랐다. 미국 스타트업 쿠에바가 선보인 스마트 목줄이 대표적이다. 이 스마트 목줄은 사람이 차는 스마트워치를 목줄로 대형화한 아이디어 상품이다. 반려동물의 건강·운동량 등을 분석하고 위치 추적도 제공해 목줄의 ‘본분’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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