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소득은 늘었지만 보유한 여윳돈은 3조 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취득이 늘어나면서 가계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상황으로 풀이된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0.8%로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7일 공개한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3분기 순자금운용(자금운용 - 자금조달) 규모는 37조 7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전분기(41조 2000억 원)와 비교하면 3조 5000억 원 줄어든 것이다. 가계소득이 증가했으나 주택 취득 확대 등의 영향으로 여유자금이 다소 줄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 개인의 아파트 순취득 규모는 2분기 5만 3000호에서 3분기 7만 2000호로 늘었다.
한은은 “아파트 등 부동산 취득 요인 때문에 운용 규모가 축소된 것 같다”면서 “다만 소득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체 순자금운용 규모 1년 전보다는 18조 원이나 더 많다"고 말했다.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분기 91.1%에서 3분기 90.8%로 0.3%포인트 줄었다. 동 비율은 4분기 연속 하락세다.
3분기 중 가계부채가 0.9% 늘었지만 명목 GDP 증가율이 1.2%로 더 큰 폭 늘었다. 한은은 “4분기 가계부채 증가율이 3분기보다 떨어져 아마도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하향 안정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4분기 중 금리인하가 이뤄졌지만 그 효과는 시간을 두고 나타나기 때문에 당분간은 추이를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금융법인의 순조달 규모는 25조 5000억 원으로 전분기 23조 7000억 원에서 크게 늘었다. 기업의 고정자산 투자가 전분기 대비 소폭 확대되고 기업의 당기순이익도 축소된 영향이다.
일반정부의 순운용 규모는 18조 7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직전분기 1조 1000억 원에서 순조달에서 한 분 기만에 순운용으로 전환됐다. 정부 총수입은 전분기 대비 소폭 축소됐으나 총지출 규모가 상반기 집중된 영향으로 크게 줄어든 결과라고 한은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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