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004020)이 미국 현지에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제철소 건설을 검토한다. 현대제철이 미국에 제철소를 건설할 경우 회사의 첫 해외 ‘쇳물 생산’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해외 투자를 할 때 부품사와 함께 진출했고 현대제철은 현대차 공장 인근에 가공센터를 두는 수준이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하는 제철소 건설을 목표로 미국 내 복수의 주(州) 정부와 투자 여건을 타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미국 현지 제철소에서 생산한 자동차용 강판을 인근 조지아주 현대차·기아 공장 등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국 남부지역에 투자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금액 및 시기, 생산 방식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연간 생산량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투자 액수를 고려하면 수백만 톤인 것으로 예상된다. 조지아주 기아차 공장(연 35만 대 생산), 앨라배마주 현대차 공장(연 33만 대 생산)과 조지아주 서배너 지역에 완공 직전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전기차 공장(연 30만~50만 대 생산 계획)을 고려한 수치다. 완성차 업계에선 자동차 1대 당 필요한 강판을 약 1톤으로 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총 170만 8293대를 판매하며 종전 역대 최대 판매기록(165만 2821대)을 경신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판매량 순위는 제너럴 모터스(GM), 도요타, 포드에 이어 4위다.
현대제철은 미국에 추진하는 제철소는 고로 대신 직접환원제철(DR)을 통해 얻어낸 순수한 철을 전기로에 녹여 쇳물을 얻는 식으로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현대제철의 이번 미국 현지 투자 검토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철강 관세 부과 등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있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인 지난 2018년 당시 미 정부는 한국산 철강재에 대한 관세 부과 대신 수입쿼터제를 도입했다. 구체적으로 철강재 54개 품목, 263톤에 대해서 25%의 관세를 면제하는 대신 이를 넘어가는 물량은 수출할 수 없는 것이 골자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이 물량을 더 줄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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