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국내 증시는 일출 직전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듯 지금 상황은 너무나 안 좋죠. 하지만 역설적으로 지금이 투자하기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국내 증시가 더 하락할 요인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국장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푸념이 나오지만 강 대표는 다르게 봤다. “표면적으로는 절망적인 상황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를 투자 적기로 보는 근거로 밸류업을 제시했다. “금융 당국의 밸류업 정책이 동력을 상실하면서 좌초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이제 우리나라에 연 배당률 4%가 넘는 기업도 60개가 넘고 자사주 매입, 소각 등 주주 환원도 과거보다 많이 나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라이프운용의 ‘라이프한국기업ESG향상제1호’는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10% 가까이 빠지는 상황 속에서도 15%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런 게 바로 “밸류업의 힘”이라는 것이다.
미국 증시와 관련해서는 “올해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나 과도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대표는 “영원히 오르는 주식은 없다”며 “미국 증시조차도 박스권, 하락장을 피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무조건 S&P500, 나스닥’이라는 맹목적인 투자 방식은 멀리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런 맥락에서 투자자들에게 “국내 증시를 너무 안 좋게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 대표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은 미국에 비해 뒤질 뿐 일본·유럽 등과 비교하면 상당히 우수한 편”이라며 “현재 우리나라 주식이 저평가됐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 못하는 만큼 희망을 갖고 기회를 찾으면 결실을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투자 유망 업종을 묻는 질문에는 신약 개발을 중점적으로 하는 바이오텍이나 미용 의료기기 등 헬스케어 업종을 주목하라는 답이 돌아왔다. “중국과의 경쟁으로 침체에 빠진 중후장대 산업과 달리 헬스케어 업종은 기술력에서 우위를 점하며 해외 시장에서도 점점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강 대표는 아울러 “지난해 상반기 고환율로 수출기업의 주가가 급등했던 것처럼 올 상반기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