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인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지표인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이 지난해 11월까지 80조 원을 웃돌며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더구나 2024년엔 30조 원에 가까운 세수 결손이 예상돼 연간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이 정부가 기존에 전망했던 91조 6000억 원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11월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11월 누계 기준 81조 3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11월 누계 기준으로 보면 2020년(-98조 3000억 원)과 2022년(-98조 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액수다.
관리재정수지는 총수입에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에 사회보장성 기금 수지를 가감한 것으로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수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꼽힌다.
같은 기간 통합재정수지는 28조 2000억 원으로 조사됐다. 총수입은 542조 원으로 1년 전보다 12조 8000억 원 늘었다. 총지출은 570조 1000억 원으로 총수입을 크게 웃돌았다.
연간 관리재정수지는 기존 정부 예상치를 웃돌 공산이 크다. 기재부 관계자는 “당초 예산을 편성할 땐 91조 6000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며 “세수 결손도 있기 때문에 조금 확대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정부가 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해 최대 16조 원 규모의 공공자금관리기금, 외국환평형기금, 주택도시기금 등의 기금과 특별회계 재원을 활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국고채 발행 대신 여유 재정을 활용해 세수 결손을 충당하겠다는 의미다.
이 경우 추가 세입은 없는 반면 지출은 16조 원 불어나는 셈이기 때문에 그만큼 관리재정수지가 악화되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2024년도 관리재정수지가 100조 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유 기금을 통한 세수 결손 충당 액수는 정부 측 연간 결산 이후에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불용액이 얼마나 될지도 확인해야 돼 정확한 관리재정수지 액수는 결산해야 알 수 있을 듯하다”고 짚었다.
11월 말 기준 국가채무 잔액은 전월보다 4조 1000억 원 증가한 1159조 5000억 원이다. 정부는 연간 기준 중앙정부 채무가 예상치(1163조 원)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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