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시즌 첫 메이저 대회로 열리는 호주 오픈은 그해 테니스계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풍향계다. 비시즌 후 처음으로 치러지기에 휴식기 동안 끌어올린 선수들의 기량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12일부터 2주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올해 호주 오픈은 대기록 달성을 앞두고 있는 선수들로 인해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선수는 ‘살아 있는 전설’ 노바크 조코비치(7위·세르비아)다. 조코비치는 메이저 단식에서 24번 정상에 올라 1960∼1970년대 선수 생활을 한 여자 단식 마거릿 코트(은퇴·호주)와 최다 우승 부문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이번에 우승한다면 최다 다승 단독 1위에 우뚝 설 수 있다.
조코비치는 메이저 24승 가운데 10번을 호주 오픈에서 기록했다. 그는 최근 6년 동안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으로 불참한 2022년과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해 대회에서는 4강에서 세계 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에게 무릎을 꿇었다. 신네르는 조코비치를 꺾고 결승에 올라 첫 호주 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우승을 향한 조코비치의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지난해 3월 최근 6년간 함께한 고란 이바니세비치 코치와 결별했던 조코비치는 11월 현역 시절 라이벌이었던 앤디 머리(영국)를 새 코치로 선임하며 시즌 첫 메이저 우승을 향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신성’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도 이번 대회에서 대기록 달성을 노린다. 4대 메이저 중 호주 오픈 우승만 없는 알카라스는 역대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역대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 슬램 기록은 조국 ‘선배’ 라파엘 나달(은퇴·스페인)이 2010년 달성한 만 24세다. 2003년 5월생인 알카라스는 현재 만 21세다. 여자 선수 중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 슬램 기록은 만 19세에 4대 메이저를 휩쓴 슈테피 그라프(은퇴·독일)가 갖고 있다.
여자 단식에서는 아리나 사발렌카(1위·벨라루스)가 1999년 마르티나 힝기스(은퇴·스위스) 이후 26년 만에 대회 3연패를 노린다. 이번 대회 남녀 단식 우승 상금은 각각 350만 호주달러(약 31억 700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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