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현장 투입 예정 지휘관들을 소집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 태세에 착수했다. 이미 한 차례 체포영장 집행에 실패한 만큼 경찰은 2차 시도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는 등 적극적으로 체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들을 가로막았던 대통령 경호처 역시 관저 곳곳에 철조망을 설치하고 정문에 차벽을 세우는 등 대응에 나섰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날 오후 2시 서울·경기 등 수도권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장과 마약범죄수사대장 등 지휘관들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국수본 건물로 소집했다.
경찰은 올해 설 직전까지로 알려진 체포영장 집행 시한 내에 윤 대통령의 체포를 마치기 위해 일명 ‘체포 전문가’ 투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력범죄수사대’의 후신인 형사기동대는 광역 단위의 사건을 담당하는 조직으로 구성원 대부분이 강력사건 경험이 많은 형사들로 이뤄져 있다. 마약수사대 또한 저항이 심한 마약사범에 대한 체포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띠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날 국수본은 수도권 광역수사단과 안보수사대 등에 체포영장 집행 때 수사관 투입을 준비하라는 내용 등이 담긴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 동원 인력은 1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윤 대통령의 체포를 위해 가용 인력을 전원 투입하는 셈이다.
공수처가 주도한 1차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로 그친 만큼 이번에는 경찰이 주도권을 쥐고 집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1차 집행 당시 경찰은 진입을 가로막은 박종준 경호처장 등 경호처 관계자들에 대한 현행범 체포 의견을 공수처에 피력하는 등 적극성을 보인 바 있다.
반대로 경호처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에 대형 및 소형 버스를 동원해 일명 ‘차벽’을 세운 상태다. 여기에 이달 3일 2차 저지선을 마주한 공조본이 선택했던 우회로에도 철조망을 설치하는 등 본격적으로 물리적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이달 8일에 체포영장 집행 당시의 채증 자료 분석을 통해 현장에서 공무 집행을 방해한 26명에 대해 신원 확인 요청 공문을 경호처로 발송하는 등 지속적으로 경호처를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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