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계엄 여파로 오프라인 유통사들의 실적이 추락한 것이 수치로 확인됐다. 국내 1위 할인점 이마트(139480)의 월간 매출이 전년 대비 8% 넘게 급락했는데 정치 혼란에 경기 둔화까지 이어지고 있어 신년에도 반전을 만들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전날 작년 12월 총 매출액이 1조432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 중에서 할인점(이마트), 트레이더스, 전문점(노브랜드) 매출액은 1조312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393억원) 대비 8.8%(1267억원) 추락했다. 지난해 12월 총 매출액 중에는 슈퍼마켓인 이마트 에브리데이(1196억원)가 포함됐는데 해당 사업부문은 작년 7월 합병돼 2023년 매출액에는 들어가 있지 않다.
실적이 가장 크게 하락한 곳은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할인점 이마트다. 할인점 매출액은 작년 12월 925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3년 12월 1조513억원 대비 12.0%(1263억원) 떨어졌다. 지난해 11월의 경우 9951억원으로 전년 동기(9931억원) 대비 0.2% 늘면서 평탄했음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매출이 급락한 것이다. 이외에 전문점 노브랜드도 작년 12월 851억원으로 전년 동기(869억원) 대비 2.1% 줄었다. 창고형 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만 3025억원으로 전년(3010억원) 대비 0.5% 소폭 올랐다. 앞서 정용진 신세계(004170) 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고물가와 불경기 등으로 시장 상황이 나쁘다”며 “우리의 본업에 대해 집요하게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실적을 보면 이마트의 본업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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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매출액 급감은 정치적 혼란 때문으로 분석된다. 작년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갑작스러운 계엄을 선포하면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소비가 추락한 것이다. 이마트와 함께 월 매출액 공시를 하는 신세계 백화점은 12월 총 매출액이 71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했다. 소폭 오르긴 했지만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특히 정치적 격변의 중심에 있었던 서울을 담당하는 (주)신세계의 경우 작년 12월 총 매출액이 5189억원으로 전년 동기(5202억원) 보다 0.25% 줄었다. 백화점 사업 역시 계엄 충격을 받은 결과로 분석된다.
신년에 정치적 혼란이 여전하고 국내 경기도 둔화하는 상황이라 오프라인 유통사들의 부진은 장기화 될 것으로 우려된다. 당장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두고 극한 갈등은 이어지는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 심리 악화가 오프라인 유통사 매출에 악재가 된 것이 숫자로 나타났다”며 “그나마 방문하는 고객을 잡기 위해 할인도 많이 했기 때문에 영업이익은 더 안 좋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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