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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값은 내렸는데"…올해 4인가족 차례상 비용 '30만2000원'

전년 설보다 3.4% 상승

전통시장이 가장 저렴


올해 설 차례상을 차리는 비용이 작년보다 3.4% 늘어날 것이란 조사 결과가 나왔다. 물가 상승과 기후 변화 등의 영향을 받아 4인 가족 기준으론 평균 30만 2000원이 들 전망이다. 다만 9일 정부가 발표한 민생대책에 담긴 성수품 대량 공급과 할인 지원이 추가로 반영될 경우 실제 설을 앞두고 장을 볼 때는 비용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한파가 찾아온 1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시장의 점포들이 비닐커튼을 치고 영업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설을 3주 앞둔 지난 7∼8일 서울 25개구 90개 시장과 유통업체들의 제수용 23개 품목 평균 구입 비용(4인 기준)은 30만2418원으로 집계됐다.

유통 채널별로 보면 전통시장(24만1450원)이 가장 저렴했다. 이어서 △일반 슈퍼마켓(25만6223원) △기업형 슈퍼마켓(30만6445원) △대형마트(31만5499원) △백화점(45만4356원) 등 순이었다. 전통시장은 대형마트보다 축산물(-36.3%) 수산물(-31.7%) 기타식품(-31.3%) 채소·임산물(-28.5%) 가격이 모두 저렴했다.

10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


제수 23개 품목의 가격을 작년 설 물가 1차 조사 때와 비교해보면 12개가 오르고 나머지 11개는 하락했다.

인상률은 시금치 값이 24.3%로 가장 높았다. △배(18.1%) △쇠고기(산적용·일반육)(16.4%) △대추(14.8%) △돼지고기(수육용·목삼겹)(14.0%) 순으로 뒤를 이었다. 시금치와 배는 모두 생산량 감소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계란값은 한 판에 평균 7637원으로 작년보다 8.6% 올랐다.



작년 대비 가격이 하락한 제품은 단감(-28.4%)·곶감(-16.2%)·숙주(-13.1%)·삶은고사리(-10.8%)·사과(-7.2%) 등으로 나타났다. 단감과 사과 값은 작년보다 수급이 안정되면서 내렸다.

품목별로 보면 축산물류가 12.3%로 가장 많이 상승했다. 채소·임산물은 2.1% 올랐다. 반면 과일(-6.4%)과 가공식품(-1.8%), 수산물(-0.6%)는 작년보다 가격이 하락했다. 작년 설에 많이 오른 과일류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인 가운데 배 가격은 18.1% 올랐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농식품부가 설 대책 기간인 3주간 10개 성수품 공급량을 평소 대비 1.6배 늘려 16만8000t(톤)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한 만큼 소비자들은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정부 할인 등을 꼼꼼히 확인해 합리적인 소비를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협의회는 녹색소비자연대를 포함한 10여 개 단체로 구성돼있다. 올해 2차 가격 조사는 설 명절을 1주 앞두고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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