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올해부터 해외 출장을 위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를 함께 이용한다. 조 회장은 해외 출장에 그룹사인 대한항공을 이용했지만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12월 그룹사에 편입되면서 올해부터는 두 항공사 항공편을 모두 탑승하게 된다. 조 회장이 통합 대한항공으로 거듭날 두 회사의 ‘화학적 결합’을 직접 챙기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3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조 회장은 1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 탑승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향했다.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대주주가 된 후 조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을 타고 해외 출장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직접 선택해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신 것”이라며 “올해부터는 한 회사가 될 두 항공사 여객기를 모두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의 장거리 항공편을 이용하면 자연스럽게 탑승 절차와 기내 서비스 등 많은 부분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조 회장이 직접 나서 아시아나항공의 사업을 챙기겠다는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그만큼 조 회장이 두 회사의 성공적인 합병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 16일 사내망을 통해 두 회상의 합병에 대한 기대감을 공개적으로 강조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제 한진그룹이라는 지붕 아래 진정한 한 가족이 됐다”며 “이제 우리는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네트워크 캐리어가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한민국 대표 국적사로서 세계 유수의 글로벌 항공사들과 당당히 경쟁하고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위상을 전 세계에 뿌리내리게 하겠다는 당찬 포부가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 회장의 강한 의지에 따라 두 회사의 화학적 융합도 빨라질 계획이다. 통합 항공사 출범 준비는 16일 아시아나항공 신임 대표 선임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은 1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 송보영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한다. 같은 날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역시 대한항공 출신인 정병섭 상무와 김중호 수석부장이 각각 신임 대표에 오른다. 아시아나항공과 산하 저비용항공사(LCC) 경영진이 새로 선임되면 통합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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