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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한파에도 은행권 '돈 잔치'…이자장사로 배 불렸다

임금인상률 2.8%…전년 대비 0.8%포인트 인상

성과급도 현금 지급 늘리며 소폭 확대

홍콩 ELS 사태에도 예대금리차 벌리며 지난해 최대 실적

연합뉴스




은행권이 경기 한파에도 임금 인상률을 높이고 성과급 규모를 확대했다. 대출 규모가 늘어나고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의 차이)가 벌어지면서 역대급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내수 부진과 12·3 비상계엄 사태로 비롯된 정국 혼란에도 은행권이 이자 장사로 돈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운데 국민은행을 제외한 4곳의 임금인상률은 일반직 기준 2.8%로 결정됐다. 전년 2.0%에서 0.8%포인트 높아졌다. 이날 기준으로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을 제외한 3개 은행은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마쳤다. 하나은행은 잠정안을 바탕으로 지난주 조합원 투표를 거친 상황이다.

성과급은 전반적으로 전년 대비 확대됐다. 신한·하나은행은 올해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280%를 책정했다. 지난해(신한 281%·하나 280%)와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에 신한은행은 현금성 포인트인 마이신한포인트 지급액을 100만 포인트(100만 원 상당)에서 150만 포인트로 늘렸다. 하나은행은 현금 지급액을 10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늘리고 복지포인트를 50만 원 증액했다.

농협은행은 통상임금 200%에 현금 300만 원으로 전년 조건을 유지했다. 우리은행은 결산이 끝난 후 성과급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노조에서 성과급으로 '임금 300%와 1000만 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전년 조건(통상임금 280%)보다 대폭 확대된 수준이다. 노조 측이 역대급 실적을 이유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대 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11조 7883억 원가량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약 11조 3282억 원) 대비 4.06% 증가한 수치다. 올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시장 금리 하락에도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며 순익이 늘어났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요구에 은행권이 대출 금리는 올리고 시장 금리 하락에 맞춰 예금 금리는 내렸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은행권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1.41%포인트)는 2023년 8월(1.45%포인트)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집계됐다.

은행들은 임단협에서 출산, 육아 혜택 등 임직원 복리후생도 개선했다. 은행권은 산별교섭을 통해 육아기 단축 근로를 확대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1∼2학년 자녀를 둔 직원은 30분 늦게 출근할 수 있게 하고 초등학교 입학 자녀 돌봄을 위해 약 두 달간 오전 10시 출근이나 오후 5시 퇴근 등 근로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해주는 식이다.

배우자 출산휴가는 기존 10일에서 20일로, 난임 휴가는 기존 3일에서 6일로 확대했다. 육아휴직에서 산전후 휴가를 제외하면서 육아휴직 기간도 기존 2년에서 2년 6개월로 늘어났다.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5대 은행의 직원 근로소득은 평균 1억 1265만 원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의 평균 연봉이 1억1821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은행(1억1566만 원)·농협은행(1억 1069만 원)·우리은행(1억969만 원)·신한은행(1억898만 원)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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