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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프리미엄폰 전략 통했지만…새해엔 만만찮다

갤S24 덕에 지난해 시장 1위

S25로 흥행 이어갈지는 미지수

국내외 스마트폰 가격 인하 압박에

가격 경쟁력 핵심변수로 떠올라

아이폰SE 등 경쟁사 중저가 강화

AI폰도 보급형으로 확장 추세

국내선 샤오미 상륙·단통법 폐지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과 결합한 프리미엄폰(고가폰) 판매 전략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지켰지만 새해 경쟁력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외 정부 정책과 시장 상황으로 가격 경쟁력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면서 삼성전자도 마냥 성능 경쟁에만 집중할 수 없는 입장이 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24. 연합뉴스




14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 19%를 기록하며 애플(18%)과 샤오미(14%)를 따돌리고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전체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4% 성장하며 2년 만에 반등한 가운데 삼성전자도 출하량을 1% 늘렸다. 애플이 아직 아이폰에 생성형 AI를 제대로 탑재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선제적으로 AI폰 ‘갤럭시S24’ 시리즈를 출시하며 프리미엄폰 시장 선점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이달 ‘갤럭시S25’를 공개하며 프리미엄폰 시장 주도권을 강화할 방침이지만 업계 한쪽에서는 새해 들어 중저가폰 경쟁이 치열해질 조짐을 보이면서 갤럭시S25의 성패에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우선 샤오미는 ‘가성비폰’으로 통하는 산하 브랜드 ‘포코’를 본사의 유통채널로 편입시켜 자사 중저가 제품군 정비에 나섰다. 비보도 새로운 중저가 브랜드 ‘조비’ 출시를 준비 중이다. 프리미엄폰 대명사인 애플 아이폰마저도 올 상반기 3년만의 보급형 제품인 ‘아이폰SE 4세대’가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미디어텍은 ‘보급형 AI폰’을 겨냥한 신형 칩 ‘디멘시티8400’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이를 탑재한 신제품을 줄줄이 출시 중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AI폰이 중저가폰으로 확장, 2028년까지 프리미엄폰과 중저가폰을 포괄하는 250달러(37만 원) 이상 스마트폰 중 AI폰 비중이 90%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시장에서도 중저가폰 경쟁력이 커질 전망이라 200만~300만 원대 폴더블폰 등 프리미엄폰을 앞세운 삼성전자는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더 불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지난주 6000위안(120만 원) 이하 스마트폰 구입 시 가격의 15%, 최고 500위안(10만 원)의 보조금 지원 방침을 발표했다. 사실상 정부 지원으로 스마트폰 추가 할인이 가능해진 셈인데 현지 업체들과 달리 삼성전자의 주력 스마트폰은 이 같은 수혜를 받을 수 없게 됐다. 이는 애플과 비슷한 상황으로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애플이 더 큰 과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표적 신흥국인 인도 시장에서도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출하량이 전년 대비 20% 감소하며 점유율도 1위에서 3위로 하락했다. 이 기간 인도 소비자의 구매력이 늘며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보급이 급증했지만 주로 중저가폰이 수요를 가져가며 삼성전자 프리미엄폰이 기대만큼 실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3분기 인도의 5G폰 보급률은 전년 동기 57%에서 83%까지 올랐지만 5G폰 평균판매가격(ASP)은 20% 감소한 292달러(43만 원)에 머물렀다.

국내에서는 소비자의 프리미엄폰 선호가 여전하지만 가격 부담이 가중되면서 지난해 3분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7% 감소했다. 더 저렴한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이 와중에 샤오미가 이달 한국법인을 출범하고 중저가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등 삼성전자의 빈틈을 노리는 경쟁자도 생긴 상황이다.

정부 정책도 변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동통신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에 이어 알뜰폰(MVNO) 경쟁력 강화방안을 조만간 발표한다. 이동통신사뿐 아니라 스마트폰 제조사 입장에서도 스마트폰 실구매가 인하 압박이 커지는 조치다. 단통법이 폐지되면 이동통신사뿐 아니라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도 판매지원금 부담이 커지며 판매지원금 자료를 정부에 제출해야 하는 의무까지 생긴다. 알뜰폰 활성화 역시 알뜰폰 요금제와 조합을 이루는 자급제 중저가폰으로 수요가 분산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대응해 삼성전자는 첫 보급형 폴더블폰인 ‘갤럭시 Z플립FE’를 출시하는 등 중저가폰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퀄컴 칩 등 원가 부담이 커지며 주력 제품인 갤럭시S25 자체의 가격 통제가 사실상 힘든 상황에서 제품군 확대를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갤럭시 A16·36·56' 등 신제품 출시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새로운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 ‘갤럭시 간편보상’도 출시하며 가격 부담 속에 증가하는 중고폰 수요도 공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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