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051900)이 2017년 인수했던 태극제약의 제약사업부 매각을 저울질하고 있다. 회사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은 더마코스메틱 사업에 집중하면서 비교적 수익성이 떨어지는 제약사업을 정리하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자회사인 태극약품의 제약사업을 정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자문사를 통해 잠재 원매자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극제약은 약국에서 판매하는 기미 치료제 ‘도미나크림’으로 잘 알려진 의약품 제조·판매회사다. LG생활건강이 2017년 11월 인수했다. 당시 토니모리가 인수를 추진했다가 무산된 태극제약을 LG생활건강이 인수하며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태극제약의 사업부는 화장품·제약·치약 등 세 가지 부문으로 나눠져 있다. 이 중 화장품 부문의 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 LG생활건강이 태극제약을 인수한 것 역시 기능성 화장품(더마코스메틱) 사업 진출이 목적이었다.
태극제약이 의약품 제조·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었지만 신약 개발보다 더마코스메틱, 이른바 ‘약국 화장품’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판단이었다. 실제로 태극제약의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의 매출 비중도 8대2 수준으로 치우쳐 있다. 일반의약품 매출 중에서도 더마코스메틱의 비중이 70% 수준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미나크림과 벤트락스겔(흉터치료제), 벤트플라겔(멍치료제) 등이 태극제약이 판매하는 대표적인 약국 화장품들이다.
LG생활건강이 현재까지 태극제약에 투자한 금액은 1400억 원 정도다. 2017년 경영권 지분(78.3%)을 439억 원에 인수한 후 2018년 851억 원을 투자해 부여 공장을 증설했다. 이후 2022년 111억 원을 추가 투자해 보유 지분을 현재의 99.06%로 늘렸다.
태극제약의 2023년 매출은 1166억 원, 영업이익은 73억 원이었다.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2020년 80억 원에서 2022년 111억 원까지 늘었다가 2023년 1년 사이 34% 쪼그라들었다.
업계에서는 태극제약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사업 재정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제약사업부의 가치는 700억~800억 원이다.
한편 LG생활건강은 태극제약 제약사업부 매각과 관련해 “올해 사업 전략인 ‘사업 재구조화(리밸런싱)’ 차원에서 효율성과 구조 개선을 검토해나가고 있다”며 “다만 이 건에 대해서는 진행되고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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