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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자금 증가에 11월 통화량 32조 껑충

증시 변동성 커지자 MMF 등 몰려

1분기 금융권 대출문턱 낮아져

한은 "가계·기업 신용위험 고조"

한국은행 전경. 연합뉴스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에 투자 대기성 자금이 몰리면서 시중에 풀린 통화량이 18개월 연속 증가했다. 1분기 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낮아지면서 가계·기업의 신용 위험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이 14일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광의통화량(M2·평균 잔액)은 전월보다 0.8%(32조 3000억 원) 늘어난 4143조 원을 기록했다. 2023년 6월 이후 18개월째 증가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4% 늘었다.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 M2에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 입출금식 예금(이상 M1) 외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등 단기 금융 상품이 포함된다.

수시 입출식 저축성 예금은 한 달 새 11조 4000억 원 증가했다. 증가 폭이 전월(4조 원)의 3배에 달했다. 한은 관계자는 “자산 시장 변동성 확대 등에 따라 투자 대기성 자금이 늘어 수시 입출식 저축성 예금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기성 자금 유치를 위해 일부 은행들이 입출금이 자유로우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 영업을 확대한 영향이 컸다. 시장금리 하락에 2년 미만 금융채도 5조 5000억 원 불어났다.



통화량 증가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유동성 공급을 위해 12월 한 달간 50조 원에 달하는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에 나서는 등 자금 공급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다만 유동성 증가에도 증시와 부동산 등 위험자산에 쏠릴 위험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이승헌 숭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물가나 가계부채 상황이 많이 안정돼 부동산 과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통화량 지표를 보면 예상보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덜 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앞으로 금융권의 가계 대출 확대 등으로 가계·기업의 신용 위험은 커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도 평가했다. 한은이 14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1분기 은행의 대출태도 종합지수(-1)는 전 분기(-27)보다 26포인트 올랐다. 가계 주택대출과 가계 일반대출(신용대출 등)에 대한 태도 지수는 각각 6과 3으로 지난해 4분기 뚜렷한 강화에서 (-42, -39)에서 완화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 가계대출 문턱이 크게 낮아질 것이며 이로 인한 신용 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의 신용 위험은 업황 부진, 자금 사정 악화로 높은 수준이 이어질 것”이라며 “가계 신용 위험 역시 소득 개선 지연, 채무 상환 부담 지속 등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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