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 차례상 준비 비용은 평균 27만4940원으로, 작년보다 7.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던 추석보다는 4.2% 내렸다.
한국물가협회가 14일 전국 17개 시도, 23개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차례상 비용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4인 가족, 전통시장 기준 차례상 비용은 전년 대비 7.3%(1만 7720원) 상승한 전국 평균 27만 4940원으로 사과·배 등 주요 과일류 가격 강세가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채소류는 시금치를 비롯한 대부분의 품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추석 대비 23.1% 하락했다. 반면 가격 비중 및 품목별 단가가 높은 축산물, 과일류는 지난해 설 및 추석에 이어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강세를 나타냈다.
채소류 중 애호박은 시설 재배 비용 증가 등 생산비 상승으로 추석 대비 54.8% 상승한 2260원으로 조사됐다. 지난 설과 비교해도 8.1% 올랐다.
하지만 고사리, 도라지, 시금치 및 무 등 품목은 지난해 설과 비교해 가격이 상승했으나, 추석 대비로는 하락했다. 폭염 및 잦은 강우 등 이상기후에 따른 생육 부진과 생산량 감소가 발생하면서 높은 가격대를 유지했으나, 기온 하락에 따른 작황개선 및 출하량 증가가 전반적인 하락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추석 대비 가격 하락폭은 시금치 62.5%, 도라지 13.1%, 고사리 8.5%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명절 차례상 품목인 사과와 배는 기후변화로 인한 봄철 서리 피해 발생 증가로 생산량이 감소하고 품질 또한 저하되면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 간 사과 가격은 개당 1680원에서 2760원으로 64.3% 상승했으며, 배는 개당 5210원으로 26.7% 상승했다.
임상민 한국물가협회 생활물가팀 팀장은 “기후 변화로 인한 ‘기후인플레이션’ 현상이 명절 차례상 주요 품목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착색이 좋고 크기가 큰 제수용 특상품의 경우 물량이 점점 감소하면서 품질 등급 간 가격 편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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