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깊어지는 노사 갈등…회장 집앞 시위까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한남동 자택 인근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는 현대제철 노조. 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해를 넘기며 장기화되고 있다. 노조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당장은 성과급 지급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조원들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현수막 등을 동원한 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시작된 시위는 이날로 네 번째다.

현대제철 노조는 △기본급 15만 98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사상 최대 규모 성과급 지급 △차량 구매 대출 시 1000만 원 무이자 대출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사측은 건설 시장 침체 및 중국산 저가 철강 공세로 직격탄을 맞으며 최근 경영 부담이 가중된 만큼 이러한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3000억 원 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3년 영업이익 7983억 원 대비 60% 급감한 실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 노조가 요구한 대로 사상 최대 규모의 성과급의 지급할 경우 회사가 지난해 영업이익을 모두 성과급으로 지급해도 부족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이는 상당히 무리한 요구”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노조는 한편 지난해 10월 충남 지방노동위원회 조정 신청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다. 임단협이 장기화될 경우 파업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