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가전에 이어 스마트폰까지 구독 서비스 도입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구독 서비스로 인해 국내 단말기 유통 시장에서 자급제폰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통사의 단말기 판매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15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구독 서비스 출시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시장 상황을 살피고 있다. 해당 구독 서비스의 구독료와 서비스 내용 등에 대한 정보를 미리 파악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주방가전(냉장고 등), 리빙가전(에어컨 등), 모니터, TV&오디오 등 4개 분야로 나눠 ‘AI 구독클럽’을 운영 중이다. 다음 달부터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가 추가될 예정이다. AI 구독클럽은 3~5년 동안 카드 할부 형태로 구독료를 납부하고 해당 기간 무상 수리와 방문 케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구독 기간 중 중도 해지를 원하면 제품은 즉시 회수되고 기간을 모두 채우면 소유권이 고객에게 이전된다. 스마트폰의 경우 가전제품과 비교해 가격이 낮은 편이고 사용 주기가 짧은 탓에 새로운 구독 요금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통3사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구독 서비스가 단말기 판매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이통3사의 연간 단말기 판매 매출 규모는 10조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전체 고객의 10%만 삼성전자의 구독 서비스로 옮겨가면 약 1조 원 이상의 매출 감소가 발생하는 셈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고객들의 스마트폰 사용 행태를 고려했을 때 해당 구독 서비스가 이통사의 24개월 약정 판매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또 구독을 통해 무상 수리 서비스가 제공되면 이통사들이 자체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파손 보험 등 서비스 매출 감소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구독은 부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는 이통사를 통해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다른 가전과의 결합 상품 등이 출시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