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체포 직전 관저를 찾은 국민의힘 의원들에 “사회 곳곳이 종북좌파들 때문에 많이 무너져 있었다. 이번 사태로 청년층이 이런 사회의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 직전 관저에 집결한 의원들과 원외당협위원장들을 만나 1시간 30분가량 면담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윤상현·권영진·이상휘·박충권 의원이 관저에 먼저 들어가 한 시간 넘게 머물렀고, 윤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이후 20여명이 추가로 들어가 면담했다.
윤 대통령은 "공수처의 수사, 영장 청구와 집행 과정 모든 게 불법이라 굴복할 수는 없다"면서도 "더 저항하면 경찰과 경호처, 우리 청년들끼리 무력 충돌해 유혈사태가 우려된다. 그래서 내가 (수사에) 응하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런 상황에서 2년 반 임기를 더해서 뭐 하겠나"라며 "여기(관저)에 있으나, 저기(공수처)에 있으나 마음대로 못 돌아다니는 건 매한가지인데, 들어가는 게 낫겠다"는 발언도 했다고 전해진다.
일부 당협위원장들은 통곡까지 했고, 윤 대통령은 일일이 달래거나 악수하며 "추운 날씨에 나 때문에 고생이 너무 많다. 미안하다"며 "당과 국민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한다.
이날 면담에는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윤 대통령 변호인단 등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면담 초반 잠시 동석했는데, 일부 의원에게 '수고하신다'며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권영진 의원은 윤 대통령과의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전날 잠을 거의 못 잤다고 한다. 굉장히 피곤해 보였다"고 전했다.
윤상현 의원은 공수처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젊은 검사가 체포영장을 제시하며 한 장 한 장 설명하니까 (윤 대통령이) '알았다. 가자'고 말했다"고 영장 집행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윤 대통령이 공수처로) 가기 전에 토스트 몇 조각을 먹었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관저를 나서기 전에는 키우던 반려견을 봐야겠다며 방 안으로 가 반려견과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새벽 직접 샌드위치를 만들어 관저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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