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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크라우드펀딩 개척…연내 中·日에도 거점" [스케일업 리포트]

◆와디즈

선전·도쿄점서 메이커 상품 발굴

해외결제·배송서비스 구축 힘써

매달 1800건 심의에 AI기술 활용

비용 절감으로 흑자 전환 초읽기

대만도 진출…글로벌플랫폼 도전

신혜성 와디즈 대표가 경기 성남시 판교디지털센터 내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기 전 촬영을 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와디즈가 중국·일본 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노린다. 2012년 설립된 와디즈는 국내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사업자다. 크라우드 펀딩이란 다수의 개인에게서 자금을 조달해 신제품을 개발·제작하는 사업 방식을 뜻한다. 서비스 개시 이래 투자 유치 자금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제고에 주력해온 와디즈는 비용 지출을 줄이고 운영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지난해 하반기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등 체질 전환에 성공했다. 와디즈는 연내 중국 선전과 일본 도쿄에 거점을 설립해 5년 내 아시아 전역을 망라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는 최근 서울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선전·도쿄 거점을 중심으로 중국과 일본 메이커(제품 기획·제조사)를 와디즈 플랫폼으로 끌어들일 계획”이라며 “해외 메이커가 늘어나면 국내 소비자가 와디즈를 통해 더 참신하고 다양한 제품을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이어 “와디즈 글로벌 버전을 출시해 세계 어디서든 국내 메이커의 상품을 펀딩(자금 지원)·구입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며 “이를 위해 해외 결제·배송 서비스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와디즈는 국내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다. 신제품을 개발하려 하는 사업자는 자금 조달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자비를 들여 제품을 개발하더라도 보통 일정 수량 재고를 두고 상품을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판매 부진시 재고 리스크가 크다. 이에 반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하면 제품 제작 전 다수의 소비자에게 미리 개발·제작 자금을 받을 수 있어 리스크가 줄어든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는 신제품을 개발·판매할 수 있는 유력한 통로가 된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제품 개발이 늘어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품 선택권이 다양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가 경기 성남시 판교디지털센터 내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매출원 다각화 성공=와디즈는 2012년 법인을 설립하고 2014년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출시했다. 와디즈 플랫폼을 통한 거래액이 누적 기준으로 2018년 1000억 원, 2019년 2000억 원, 2021년 5000억 원, 2023년 1조 원을 넘어서는 등 급성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회원 수는 660만 명, 펀딩 프로젝트 누적 진행 건수는 7만 5000건에 이른다. 플랫폼이 빠르게 커지면서 투자 유치도 잇따랐다. 와디즈가 지금까지 조달한 투자 자금은 약 1450억 원이다. 그러나 외형을 빠르게 키우는 데 초점을 두다보니 마케팅 지출 등이 커지면서 매해 적자를 기록했다.

와디즈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 흑자 전환을 바라보고 있다. 배경으로는 매출원 다각화가 꼽힌다. 본래 크라우드 펀딩 사업은 플랫폼 사업자가 메이커의 상품 노출·펀딩을 지원하는 데 따른 수수료를 받는 데서 매출을 얻는다. 와디즈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메이커를 대상으로 광고 사업을 개시하면서 수익을 늘렸다. 신 대표는 “매출 비중으로 보면 플랫폼 수수료가 45%, 광고 수수료가 25% 정도 된다”며 “2020년대 들어 ‘리테일 미디어’가 급성장한 것이 체질 개선에 큰 도움이 됐다”고 진단했다.



신 대표가 언급한 리테일 미디어는 유통사 웹사이트와 앱 내에 광고를 게재하는 것을 말한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2023년 기준 세계 디지털 광고 시장의 8.8%을 점유하며 알파벳(27.7%), 메타(22.8%)를 뒤쫓고 있다. 유통 플랫폼은 다수 고객의 소비 패턴을 알고 있어 정확한 광고 타깃팅을 할 수 있다. 리테일 미디어가 가지는 강점이다. 와디즈는 구매 가능성이 높은 소비자에게 메이커 상품을 노출하는 방식 등으로 광고 사업을 전개 중이다. 이외에도 우량 메이커의 상품을 직매입해 판매하는 사업 모델(BM)을 개발하면서 수익을 키웠다.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도입했다. 와디즈 플랫폼에서는 매달 1800건의 신규 펀딩 프로젝트가 진행되는데 모든 프로젝트는 심의를 거친다. 사회적 리스크가 있는 프로젝트 진행 등을 사전에 차단한다. 과거에는 이런 일을 사람이 했지만 지난해에는 AI가 프로젝트 심의 상당 부분을 대체했다. 마케팅 지출을 줄인 것도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됐다. 신 대표는 “매출원 다각화로 수익을 늘리면서 신기술 도입으로 비용을 절감한 것이 주효했다”면서 “AI는 추후 광고 사업 등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가 경기 성남시 판교디지털센터 내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글로벌 플랫폼 도전=와디즈가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데에는 외형 확장 외에도 국내 점유율 강화 등 다양한 배경이 있다. 와디즈는 현재 국내 1위 크라우드 펀딩 사업자이지만 매출 규모로 보면 대형 이커머스 기업에 비해 작다. 그동안 축적한 크라우드 펀딩 운영 노하우와 충성 고객층, 메이커군이 있더라도 대기업이 시장에 진입하면 쉽지 않은 경쟁을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메이커 유입은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쉽게 확보할 수 없는 해외의 참신한 제품이 플랫폼에 들어와 현 지위를 수성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와디즈 플랫폼의 글로벌 버전 출시는 기존 메이커들에게 유력한 유인책이 될 수 있다. 설령 중국, 일본 메이커가 유입돼 경쟁자가 늘어나더라도 소비자 풀(pool) 자체가 확대되면 기대 펀딩액·매출 또한 증가할 수 있는 구조다. 신 대표는 “와디즈는 소비자 보호가 엄격한 한국 시장에서 다양한 상황을 직접 경험하며 운영 노하우를 키운 기업”이라며 “충성 회원과 재결제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는 등 국내 선두 자리를 지키고 해외 시장도 노릴 체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와디즈는 올해 그동안 구축한 플랫폼 파워를 유지하면서 해외 사업에 전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잘 작동하고 있는 기존 펀딩 시스템, 리스크 관리 체계 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생성형 AI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와디즈 플랫폼 내외에 노출하는 메이커 광고를 AI가 상당 부분 제작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해외 진출은 도쿄와 선전을 중심으로 진행하면서 현지 기업 파트너십을 적극 추진한다. 1인당 국민소득이 높은 대만 시장 진출도 시도한다. 이후에는 동남아 등으로 저변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신 대표는 “와디즈 플랫폼 내에는 새로운 것, 참신한 것을 먼저 쓰기 원하는 얼리 어답터들이 다수 모여 있다”며 “국내 유수 대기업도 이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 테스트 제품을 와디즈에서 출시하는 등 국내에서 플랫폼 경쟁력은 충분히 커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이어 “중국, 일본 시장을 바탕으로 5년 내 아시아 1위 펀딩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라면서 “이후에는 유럽, 북미 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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