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에 쌀 재배 면적을 여의도 276배 규모에 달하는 8만 헥타르(㏊) 줄이겠다고 밝힌 가운데, 벼 재배 면적이 하나도 줄지 않을 경우 올해 농업소득이 작년보다 1.9% 감소할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1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제28회 농업 전망 2025를 개최하고 올해 평균 농가 소득이 지난해보다 2.6% 증가한 5430만 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중 농사를 통해 벌어 들이게 되는 농업소득은 전년보다 2.7% 증가한 1310만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이는 정부의 벼 재배 면적 감축 사업이 목표대로 이뤄졌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 수치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쌀 산업 구조개혁 대책’을 발표하고 내년에 벼 재배 면적을 2024년 69만 8000㏊에서 61만 8000㏊ 수준으로 8만㏊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 전체 쌀 재배 면적의 8분의 1을 단숨에 줄이겠다는 목표로, 쌀 과잉 생산 구조 고착화로 인해 쌀 가격이 매년 급락하자 정부가 강도 높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나선 것이다.
이때 농경연은 벼 재배 면적 감축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농업소득은 작년보다 1.9% 감소한 평균 1250만 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벼 재배면적을 줄이면 쌀 생산량이 줄어드는데, 이로 인해 발생할 농업소득 감소분보다 쌀 생산량을 줄이지 않아 쌀값이 하락해 발생하는 농업소득 감소 규모가 더 크다는 것이다. 농경연 관계자는 “생산량을 줄이면 쌀값이 현재보다 오를 것”이라며 “생산량 감소에 따른 쌀값 상승분을 반영하면 재배면적을 줄일 경우 농업소득이 전년보다 증가하고 재배면적을 줄이지 않을 경우 농업소득이 하락하는 결과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농경연은 농업소득뿐만 아니라 재배업 생산액, 농업 총생산액도 각각 전년보다 2.4%, 1.3%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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