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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에 가격 상승 압박…수입차업체 고민 커진다

작년 판매량 2.9% 줄었는데

물류비 등 부대 비용도 뛰어

차량 매입시점 연기 등 검토

지난해 11월 부산항 신선대·감만·신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1470원을 웃도는 원·달러 고환율에 국내 수입차 업체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판매량이 저조한 상황에서 차량 단가 상승뿐 아니라 물류비 등 부대 비용까지 오르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차량 매입 시점을 연기하는 등 새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입차 업체들은 최근 급등한 환율 상황에 따른 파장을 재점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1398.75원)이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이례적인 고환율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후에 들여올 차량 매입 부담을 확인한다는 취지다.

국내 수입차 업체들은 분기나 연간으로 차량을 매입하고 있다. 당장의 비용 부담이 크지는 않지만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가격정책을 새로 짤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단가 상승에 소비자가격을 직접적으로 올리게 되면 시장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지프·푸조·한국GM·혼다 등 수입차 업체들은 대부분 차량을 들여올 때 본국 통화로 결제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BMW·볼보 등은 원화로 지불한다.



최근 수입차 업체들의 저조한 판매량은 고환율의 부담을 더욱 무겁게 만들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량은 26만 3288대로 2023년 대비 2.9% 줄었다. 2023년에도 전년 대비 수입차 판매량은 4.4% 쪼그라들었는데 연간 수입차 판매량이 2년 연속 역성장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경기 침체 상황에 소비심리가 얼어붙은데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장기화 등 악재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를 대비해 대부분의 수입차 브랜드들이 올해 계획된 운영 전략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가뜩이나 원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환율까지 상승하면서 일부 수입차 브랜드는 차량 매입 일정을 연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고환율에도 수입차 업체들은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해 신차를 잇달아 출시한다. 아우디코리아는 최근 브랜드 역대 최다인 16개의 신차를 국내에 쏟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Q6 e트론 전동화 전략모델을 필두로 독일 3사의 명예를 되찾겠다는 포부다. 포르쉐의 마칸 일렉트릭과 볼보의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X30, 최상급 전기 SUV인 EX90도 올해 한국 땅을 밟는다. 폭스바겐은 3세대 티구안과 3열 SUV인 아틀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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