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인플루엔자) 감염자가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치료제 ‘타미플루’를 복용한 뒤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들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비교적 경미한 증상인 속쓰림이나 어지럼증부터 복통에 설사, 혈변 등 다양한 경험담이 쏟아지고 있다.
16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타미플루는 바이러스를 직접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체내에 들어온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해 증상을 낫게 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감염된 세포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 없어 약을 먹어도 한동안 열이 나는 것이 정상이다. 48시간 이내 복용을 권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타미플루의 흔한 부작용은 신경계 증상인 '두통', 위장관계 증상인 '구역'과 '구토' 그리고 '전신 통증'이다. 약학정보원 의약품 상세정보에 따르면 특히 구역질이 나고 메스꺼운 '구역' 증상은 10명 중 1명(10%)으로 매우 흔하게 나타났다. 소아·청소년에서 가장 빈번한 이상 반응도 같은 위장관계 증상인 '구토'였다.
발생 빈도는 낮지만, 혈변을 부르는 '출혈 대장염' 역시 타미플루 주의사항에 적시된 이상 증상 중 하나다. 설사도 간혹 나타나는 부작용 중 하나로 꼽힌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저체온증'도 나타날 수 있다. 약을 먹으면 열이 뚝 떨어지는데 여기에 해열진통제까지 먹는다면 소위 '약발'이 잘 듣는 환자는 오한, 어지럼증 등의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타미플루를 먹고 환각, 섬망 등 신경정신과 이상 반응이 나타날까 걱정하는 경우도 많다. 안 꾸던 악몽을 꾸거나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경련을 일으키는 사례도 종종 발견된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몇 년 전 타미플루를 복용한 10대가 고층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며 안정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다만, 아직 타미플루 복용 후 이상 증상이 왜 일어나는지, 약물 부작용인지 등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된 환자는 꼭 약을 먹지 않아도 오심, 구토, 두통, 환각 등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 약을 먹고 나타나는 증상은 인플루엔자 자체로도 올 수 있다"며 "항바이러스제 복용 후 증상은 대부분 단기적으로 하루 이틀이면 사라진다. 혈변도 묻어나는 정도라면 크게 위험한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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