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가 제기됐던 전력 기기 업종 주가가 해를 넘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황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견조한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이익 개선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효성중공업(298040)은 전 거래일 대비 1만 9000원(4.22%) 오른 46만 9000원에 장을 마쳤다. HD현대일렉트릭(267260)은 3.60% 상승한 41만 7500원, LS일렉트릭(LS ELECTRIC(010120))은 3.31% 오른 19만 3400원에 마무리했다. 이로써 올해 들어 이날까지 효성중공업은 19.34% 상승했으며 HD현대일렉트릭과 LS일렉트릭도 각각 9.29%, 20.27% 올랐다.
최근 몇 년간 호황을 누렸던 전력 기기 업종은 지난해에만 주가가 세 자릿수로 급등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실제 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의 합산 시가총액은 233% 증가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피크아웃 가능성이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지난해 미국의 변압기 관련 생산자물가지수(PPI)마저 주춤하며 이러한 의견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지난해 국내 업체들의 변압기 수출 단가는 7.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이 높은 초고압 변압기의 경우 수출 단가 증가율이 무려 18.4%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북미를 제외한 시장에서도 변압기 가격이 상승세에 돌입했다고 진단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변압기) 판매 가격 상승이 다른 시장으로 확산 중”이라며 “여전히 시장이 호황인 가운데 북미로 수출 비중이 늘어나며 타 지역은 수급이 제한적인 것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로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 수요가 여전한 상황에서 곧 취임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발표한 것도 호재로 꼽힌다.
국내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생산시설 증설에 나선 상태지만 본격적인 공급 확대까지 적어도 4~5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아 호황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이익 개선을 기반으로 한 상승이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은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효성중공업의 목표주가를 46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HD현대일렉트릭은 39만 원에서 44만 원으로 각각 올렸다. LS일렉트릭도 19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역시 조정했다. JP모건은 “제한적인 변압기 공급이 이익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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