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대표적인 잠룡으로 꼽히는 오세훈 시장이 야권의 차기 대선 대표 주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정치적 청산의 대상’으로 규정하면서 “민주당이 계엄 정국을 이용해 만들려는 나라가 이렇듯 ‘이재명에게만 좋은 나라’라면 국민과 함께 싸우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차기 대선 도전 결심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 가능한 문구다.
오 시장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이재명 대표, 청산 대상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15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에 대해 “극심한 위법 논란 속에서 현직 대통령이 체포되는 초유의 사태”로 평가하면서 “그 뒤에는 이재명식 ‘비정상 정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오는 20일 예정된 6대 시중은행 및 은행연합회 간담회 등 이 대표의 민생·경제 행보를 두고는 “대부분의 국민은 진정성 없는 보여주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아신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다수 의석을 앞세운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겨냥해 “이재명 대표 일극 체제의 민주당은 그간 국가의 근간을 흔들어 왔다”고 지적했다. 그 사례로는 “감사원장, 방통위원장, 장관은 물론이고 이 대표 수사 검사까지 무차별 릴레이 탄핵을 저지르며 정부를 사실상 기능 정지 상태로 만들었다”면서 “정파적 이익에 집중해 예산안 야당 단독 처리,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등 헌정사에 유례 없는 비정상을 일상적으로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이러한 민주당을 이끌고 있는 이 대표에 대해 “자신은 법치주의의 칼날을 피하기 위해 온갖 꼼수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직 대통령이 체포되는 마당에 야당 대표의 방탄과 재판 지연은 한없이 통하는 나라, 국민 분열을 이용하면 여러 개의 대형 범죄 혐의조차 얼마든지 덮을 수 있는 나라. 민주당이 계엄 정국을 이용해 만들려는 나라가 이렇듯 ‘이재명에게만 좋은 나라’라면, 이를 막기 위해 국민과 함께 싸우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오 시장은 “갈등과 대립을 토양 삼아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맹목적 팬덤으로 세력을 키워온 이재명 대표는 이미 정치적 청산의 대상일 뿐”이라고 규정하면서 “합리와 상식을 회복하는 것, 그것이 정치의 ‘새로운 물결’이고 국민의 바람에 응답하는 길”이라고 글을 끝맺었다. 최근 지속되고 있는 극단적 정치적 대립과 혼란의 근본적인 책임을 이 대표와 민주당에 돌리는 한편 차기 대선 도전에 나선다면 합리와 상식 회복을 앞세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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