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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적자 심화에…업계 7위 페퍼저축 희망퇴직 첫 실시

"경영환경 급변 속 체질 개선"

지난해 3분기 순손실 762억





저축은행 업계 7위인 페퍼저축은행이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페퍼저축은행이 희망퇴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간 희망퇴직 문화가 사실상 없었던 저축은행 업권 전체로 봐도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페퍼저축은행은 경영 환경 급변에 따른 체질 개선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최근 적자가 크게 불어나는 등 경영 상황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지난주부터 최근까지 전체 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위로금은 기본급 1년치가 주어진다.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적잖은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축은행 업권에서 희망퇴직은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특히 주요 저축은행에서는 최근 10년 이상 희망퇴직을 실시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퍼저축은행 역시 희망 퇴직을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권은 다른 업권과 비교해 희망퇴직 문화가 정착돼있지 않다”며 “인수합병(M&A)을 하는 경우 외에는 들어본 사례가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페퍼저축은행이 이례적으로 희망퇴직에 나선 것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자산 부실화로 경영 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국 79개 저축은행 중 자산 기준 7위 규모인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 76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677억 원)와 비교해 12.6% 늘었다. 분기별로 보면 작년 1분기 -380억 원, 2분기 -287억 원, 3분기 -95억 원으로 적자 폭은 줄어들고 있지만 다른 주요 저축은행들이 작년 3분기부터 흑자로 전환하고 있는 점과 비교하면 좋지 않은 상황이다.



부실 심화로 영업이 위축되며 자산도 크게 줄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작년 3분기 말 기준 3조 1943억 원으로 1분기 3조 6797억 원, 2분기 3조 2724억 원에 이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1년 전(5조 7800억 원)과 비교하면 44.8%나 줄었다.

다만 건전성은 개선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작년 3분기 말 9.17%로 전 분기(13.07%)와 비교해 3.90%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NPL 비율도 19.45%에서 13.99%로 떨어졌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은 11.83%로 금융 당국의 권고 기준인 11%에 근접한 수준이다. 다른 저축은행들과 달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비중도 작어 관련 부실 가능성도 작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페퍼저축은행은 경영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체질 개선을 실시했다는 입장이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체질을 개선하고 효율성을 향상시켜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또한 새로운 도전을 원하는 직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밝혔다.

주요 저축은행인 페퍼저축은행이 희망퇴직에 나서면서 저축은행 업권 전체에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저축은행 업권은 부동산 PF 부실 여파로 수년째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기준으로 전체 79개 저축은행은 총 3636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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