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는 17일 "이번 고려아연(010130) 임시주총에서 집중투표제가 도입된다면 소수주주 보호라는 제도 본연의 취지는 몰각되고, 최윤범 회장 자리 보전 연장의 수단으로만 악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MBK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 이처럼 강조하면서 "집중투표제 도입 시 1대 주주와 2대 주주간 지배권 분쟁 국면은 장기화된다"며 "회사는 물론 주주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MBK와 영풍은 집중투표제 도입 정관 변경 의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국내외 기관투자자들과 일반 주주들의 설득에 더욱 집중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는 이날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 안건에 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하고 집중투표제 도입·이사 수 상한 설정 관련 정관 변경안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제출한 두 가지 쟁점 안건에 대해 모두 힘을 실어준 것이다.
특히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면 영풍·MBK의 이사회 과반 확보에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MBK도 입장문을 내고 기관 등을 향해 자신들의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안은 특별 결의 사안이다.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66.7%)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33.3%) 이상의 동의 가 필요하다. 또 3%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는 의결권을 최대 3%까지만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 측인 영풍·MBK(46.7%)는 해당 안건에 한해 의결권이 23~24%로 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최 회장과 베인캐피탈 연합(20.4%)은 33~34%로 증가할 전망이다. 최 회장 측 우군으로 분류돼 왔던 한화·현대차·LG 등 재계 지분율은 25% 수준으로 늘게 된다. 현재 지분 4.5%를 보유한 국민연금도 5% 이상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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