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트 면접 장소에 가봤는데 아무도 없더라고요. 진행자들만 할일 없이 앉아있는 분위깁니다. " (수도권 소재 A대학병원 관계자)
올해 3월 수련을 재개할 전공의 모집 마감 직전까지 사직 전공의들 사이에서 별다른 복귀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자 정부가 모집 기간을 이틀 연장했다.
17일 의료계와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애초 이날 오후 5시 마감할 예정이었던 전국 221개 수련병원(126개 기관에서 통합 모집)의 레지던트 1년차와 상급 연차(2∼4년차) 모집 마감 기한이 19일로 변경됐다.
복지부는 이날 각 수련병원에 전공의 모집 일정을 연장한다고 안내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일부 병원의 요청에 따른 조치로 알려졌다. 복지부의 연장 안내에 따라 주요 수련병원도 모집 마감 기한을 19일로 변경·공고한 상태다. 마감 시각은 구체적으로 표기하지 않았다.
정부는 이번 모집에서 사직한 전공의가 1년 이내에 동일 과목·동일 연차로 복귀할 수 없는 제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수련 특례를 적용했다. 복귀를 원하는 전공의의 경우 수련을 모두 마치고 병역 의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입영을 연기해주겠다고도 밝혔다. 이 중 입영 특례는 병무 일정상 이번 모집에 지원하는 전공의들에게만 적용할 수 있다. 현재 전공의들은 의무사관후보생으로 등록돼 있기 때문에 수련을 중단할 경우 병역법에 따라 의무사관후보생 입영 대상자가 된다. 국방부는 2월 중 의무사관후보생 입영대상자를 의무장교 또는 공중보건의사 등으로 역종 분류하고 같은 달 분류 결과를 개인에 안내한다. 의무사관후보생은 3월 초에 입영해 4월에 임관한다. 의무사관후보생의 입영 시기는 일 년에 한 차례로 정해져 있다보니 입영을 연기하기 위해서라도 지원자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3년의 수련기간을 채우고 전문의 취득까지 얼마 남지 않은 레지던트 4년차를 중심으로 복귀 움직임이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다. 실제 복지부 관계자는 최근 출입기자단 브리핑에서 "4년차 레지던트들 다수가 복귀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는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하지 못한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전공의 비중이 높았던 '빅5'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현황을 공개할 순 없다면서도 "전체 지원자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거나 "작년 말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나머지 수련병원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수도권 소재 B대학병원의 관계자는 "일찌감치 복귀한 3명의 전공의가 조용히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번에 지원서를 낸 인원은 10명도 안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불확싱성이 큰 시기인 만큼 2월 중순까지 기다려봐야 한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복지부는 각 수련병원에 공문을 보내 결원 발생 시 2월 중 추가 모집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안내한 상태다.
빅5 병원의 교수는 “(수련병원을 이탈한지) 2년째에 접어든 만큼 불안하지 않겠나. 적지 않은 전공의들이 돌아오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안다”며 "대규모 지원으로 이어질지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2월 중순에는 일부 돌아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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