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취임사를 통해 “미국의 황금시대가 지금 시작될 것”이라며 “미국을 최우선으로 삼을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맹 여부를 떠나 모든 정책에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순위에 놓고 이미 구축된 글로벌 질서마저 뒤흔드는 ‘슈퍼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것이다.
4년 만에 백악관에 복귀하며 131년 만에 징검다리 대통령이 된 트럼프는 워싱턴DC 의회 의사당 로툰다(중앙홀)에서 취임 선서를 한 후 “수년 동안 급진적이고 부패한 기득권층이 우리 시민들로부터 권력과 부를 빼앗아 왔다”며 “국내의 단순한 위기조차 관리할 수 없는 정부를 갖게 됐고 해외에서 재앙적인 사건들에 발을 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취임식은 북극한파로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2기 취임식 이후 40년 만에 의회 실내에서 열렸으며 약 600명의 중요 인사만 제한적으로 참석했다.
전날 워싱턴DC 시내 캐피털원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마가 승리 집회’에서 “세금과 물가를 낮추고 임금을 인상하며 수천 개의 공장을 원래 있어야 할 곳인 미국으로 다시 불러들일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은 관세와 스마트한 정책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관세 폭탄을 예고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고, 중동의 혼란을 멈추고,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지 않게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 바이든 행정부의 급진적이고 어리석은 행정명령은 취임 후 몇 시간 안에 폐지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직면한 모든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역사적인 속도와 힘으로 행동하겠다”고 역설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 건의 행정명령에 무더기로 서명했다. △불법 이민자 추방 △에너지 패권 강화 △연방정부 개혁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세부적으로 국경과 에너지 문제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국경에 미군을 추가로 배치하고 불법체류자가 미국 영토 안에서 낳은 자녀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는 제도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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