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에 대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분명히 잘못된 판단에 기초한 위험한 조치였다"고 비판했다.
반 전 총장은 21일 한국무역협회(KITA) 주최로 열린 '2025 KITA 세계무역포럼' 기조연설에서 "비상계엄과 그로 인한 대통령 탄핵 정국 여파로 국가적 혼란과 불안이 계속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반 전 총장은 그러면서 "대통령도 모든 정치적·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고, 그에 따른 사법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며 "모두가 평정심을 갖고 일상을 영위하면서 사법 판결의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자세와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정치권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기"라며 기성 정치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 난국 앞에서도 국민은 제쳐두고 당리당략과 정권욕에만 몰두한다면 역사와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뒤따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은 다만 "혼란과 불안정의 와중에도 우리의 헌법 절차와 헌정 제도가 민주적으로 작동되고 있고, 시민의 성숙한 민주 역량이 발휘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히 아닐 수 없다"고 평가했다. 최근 서울서부지방법원의 폭력 사태에 대해서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훼손시킨 행위로, 이유를 막론하고 정당화될 수 없다"며 "대한민국의 민주시민 그 누구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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