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정책의 향방에 원·달러 환율이 요동쳤다.
2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2원 내린 1439.5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환시장은 이날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다. 개장 직후 환율은 트럼프 행정부가 취임 첫날 보편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는 소식에 1432.9원까지 급락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16일(1428원) 이후 한 달여 만의 최저치다. 올해 주간 종가 기준 최고점(1470.8원)을 찍었던 13일과 비교하면 30원 넘게 하락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다음 달 1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환율은 장중 1443.9원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1430원대 중후반에서 거래를 마쳤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8% 떨어진 108.44를 나타냈다. 아시아 시장에서 미국채 2년물은 지난주(연 4.3%)보다 다소 낮아진 4.2%대에 거래됐다. 허인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재정적자 폭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쪽으로 생각이 변하자 미국 국채금리가 내려가고 원·달러 환율도 하락 압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시장 변동성 확대에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와 무역정책에 따라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오르내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진호 우리은행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바라볼 수밖에 없어 환율의 상방 변동성은 열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정용호 KB증권 부부장 역시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좋아 당분간 달러 약세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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