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건설 업체들의 줄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꺾이며 대형 건설사들의 재정 상태가 악화되자 영세한 하도급 업체들이 버티지 못하고 연이어 문을 닫는 상황이다.
22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폐업 신고한 건설업체 수는 지난해 9월 230곳으로 저점을 찍은 뒤 4달 연속 증가하고 있다. 이달에도 셋째 주 기준 벌써 219곳이 문을 닫았다.
일부 영업 변경(주식회사영보 등) 사례를 제외하면 대부분 폐업 사유를 ‘사업 포기’로 꼽았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서 일감이 줄고 원청(대형 건설사)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임금이 체불되면서 유동성 위기가 심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건설 업계는 2022년 이후 공사비와 금융 비용 등이 치솟으면서 낮은 수익성에 허덕이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11월 100.97을 기록한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해 11월 130.26을 기록해 4년 새 30%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 주택 사업을 주로 영위하는 지방 건설사들은 미분양까지 적체되면서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의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침체된 주택 사업 대신 새 먹거리로 뛰어든 해외 건설에서도 미수금과 손실이 대거 발생해 수익을 깎아먹고 있다.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정부·기업·가계의 투자 여력이 감소한 상황”이라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공급망 다변화, 재무 유동성 확보 등 리스크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